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유우성(왼쪽)씨와 유씨의 공소유지를 담당해온 이현철(오른쪽)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려고 재판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항소심 결심공판서 공소장 변경
변호인단, 검찰 증거은닉 의혹 제기
변호인단, 검찰 증거은닉 의혹 제기
‘탈북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간첩 혐의를 받는 유우성(34)씨의 공소 내용 가운데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북한이탈주민보호법 위반 부분에 사기 혐의를 추가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김흥준)는 11일 유씨가 중국 국적자이면서도 탈북자로 신분을 속여 470여차례에 걸쳐 ‘정착지원금’과 의료급여 등 8500여만원과 공공임대주택 보증금 등을 지원받은 혐의에 대해 사기 혐의를 적용하는 공소장 변경 신청을 허가했다. 재판부는 이 대목에 1심처럼 북한이탈주민보호법 위반죄가 적용될 수 있지만 사기죄도 적용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공소장을 고칠 수 있다고 했다. 유씨는 지난해 8월 1심에서 간첩 혐의에는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북한이탈주민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2500여만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 유씨가 브로커들과 함께 1640여차례에 걸쳐 26억여원을 북한의 탈북자 가족들에게 송금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을 공소장에 추가한 것도 허가했다. 유씨 변호인단은 “검찰이 공소사실 특정과 무관한 외국환거래법 위반 기소유예 처분 사실을 장황하게 서술하고 있다”며 이에 반대했다.
유씨 변호인단은 검찰이 증거를 은닉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2006년 8월께 중국에 있는 외당숙한테서 ‘북한 회령 보위부에서 노트북컴퓨터를 사달라고 한다’는 말을 듣고, 대전의 한 우체국에서 국제특급우편을 통해 노트북 1대를 보낸 혐의와 관련해 우편 자료 은닉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검찰은 앞서 유씨가 2.169㎏짜리 우편물을 보냈다는 내용의 우체국 접수대장을 증거로 제출한 바 있다.
유씨 변호인단은 우체국에서 접수대장은 물건 종류, 무게, 가격 등이 적힌 기표지(겉에 붙이는 종이)와 같이 관리되는데 검찰이 기표지를 함께 제출하지 않은 게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국가정보원이 같은 우체국으로부터 국제우편 접수 내역서를 받았고 여기에 기표지가 없다는 사실은 변호인단도 열람·등사를 통해 확인한 사항이다. 국정원 수사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려는 부적절한 의혹 제기”라고 반박했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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