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건의 5주기를 한달 앞둔 2월말, 파손 선체가 보존된 평택 2함대를 다녀왔다.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과학 논문을 기사로 쓴 적이 있는데, 파손 선체를 직접 보라는 한 블로거의 권유를 듣고서 그와 함께 평택으로 향했다. 우리 둘은 2함대로 가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천안함 침몰의 핵심 증...
오래 사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소망이다. 그런 장수의 꿈을 담아 실험실의 기초연구에서도 노화와 장수는 중요한 주제로 자리잡았다. 면역, 근육, 인지, 대사 기능은 어떻게 노화하는지 밝히고 노화를 늦춰 수명 연장의 길을 모색하는 게 주요 관심사가 되었다. 그런데 오래 사는 걸 연구하는 것으로 충분할까. 이런 물...
최근 ‘세 부모 체외수정’(TPIVF)이라는 새로운 의료기술의 허용 법률안이 영국 하원에서 통과됐다. 세포핵 바깥의 유전물질인 미토콘드리아에 문제가 있어 자녀한테 유전질환을 물려줄 수밖에 없는 부모한테 희망을 줄 만한 기술이다. 문제 있는 미토콘드리아를 기증자의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로 교체하고서, 그 난자와 ...
9년 전 운명이 엇갈렸던 태양계의 두 천체가 올해 다시 조명을 받는다. 2006년 8월 국제천문연맹(IAU)의 천문학자들은 천체 분류기준을 정리하면서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 케레스(세레스·Ceres)를 왜행성(왜소행성)으로 격상하고, 태양계 행성 가족의 일원이던 명왕성(Pluto)은 왜행성으로 격하한 바 있다. 물론 격...
새해 2015년은 유엔이 정한 ‘토양의 해’(www.fao.org/soils-2015)이면서 또한 ‘빛의 해’(www.light2015.org)다. 새해를 빛의 해로 선정한 배경에 걸출한 아랍 과학인 한 명이 떠오른다. 광학, 천문학, 수학, 철학 등 여러 방면에서 빼어난 업적을 남긴 이슬람학자 이븐 알하이삼(965~1040)이다. 그의 기념비적 역작 ..
‘꽃’의 시인 김춘수(1922~2004)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고 했다. 인식되지 못하여 의미 없던 존재는 호명됨으로써 인식되고 또한 의미를 얻는다. 이름을 통해 의미의 무대에 오른다고 할 것이다. 사물, 이름, 의미의 관계가 이와 다른 경우도 있나 보다. 의미로 오래 ...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의 출제 오류 논란에 이어, 생명과학Ⅱ(과학탐구) 8번 문항도 복수 정답 논란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수능 당일인 13일 밝힌 정답이 교과서의 설명과 어긋난다는 것이다. 생명과학 연구자 일부는 ‘출제 과정의 실수 때문에 정답 오류가 생긴 ...
종교와 과학을 흔히 갈등과 대립의 틀로만 바라보는 이들한테 10월27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연설은 신선한 느낌을 줄 만했다. 이날 교황은 진화와 우주 대폭발(빅뱅) 이론이 하느님의 존재에 반하지 않는다면서 ‘창세기를 읽으며 하느님을 마법지팡이 든 마법사처럼 상상하는 건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물론 연설이 하...
범죄 수사 드라마가 인기를 누리고 있으니, 목격자가 비밀 유리창 너머로 용의자들을 바라보며 범인을 지목하는 모습은 익숙하다. 그런데 목격자의 증언은 언제나 신뢰할 만한가? 목격자의 증언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없을까? 목격자가 자신감을 보일수록 증언의 정확성은 더 높은 걸까? 이런 깐깐한 물음은 법정의 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