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취재원을 붙들고 인터뷰나 전자우편 취재를 하다 보면 물음을 어떻게 짤지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괜찮은 물음을 던질 때 괜찮은 답변을 듣는 경험을 자주 하기 때문이다. 서로 물음을 공감해야 대화는 쉬워진다. 과학에서도 물음은 매우 중요하고, 특히나 ‘과학이 풀어야 할 열 가지 물음’처럼 물음 자체가 관...
자연의 수수께끼를 풀건 새로운 기술 발명을 하건 연구에 매진하는 연구자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자랑거리이자 많은 후세대한테 장래 직업모델이 된다. 그런 연구 활동에 동기를 주는 제도 중 하나가 연구성과 평가다. 좋은 연구자한테 좋은 평가를 해주면 더 좋은 연구가 촉진된다. 평가 결과는 연구자의 취업, 승진, ...
웬만한 것들에 다들 순위를 매기는 세상이다 보니, 교육·지식의 산실인 대학에도 순위가 매겨지는 건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당연한 대학 순위 평가를 당연하지 않다는 눈으로 들여다보는 이들이 있다.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 즉 유네스코가 요즘 트렌드가 된 ‘대학 순위 매기기’를 조명해 <고등교육의 순위 매기기...
최근 트위터 친구 한 분의 소개로 알게 된 논문 한 편을 흥미롭게 읽었다.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처리하고 분석함으로써, 거기에서 예전엔 몰랐던 새로운 통찰과 가치를 발굴해낸다는 ‘빅 데이터’의 시대에, 이를 비판적으로 조명하는 논문이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연구자들이 지난 3월 국제학술지 <정보·...
“과학 언론과 과학 홍보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가?” “연구기관의 기자회견 자료집에 콘서트 표가 들어 있다. 사용하겠는가?” 세계 각지에서 온 100여명의 과학 언론인들이 ‘예’·‘아니오’를 선택해 왼편과 오른편 자리로 옮긴 뒤, 자기 경험과 생각을 말하면 듣는 이들은 유쾌한 야유나 환호로 반응하는 토론 게임을 ...
이름도 국적도 모르고 그가 어떤 삶을 살다 어떤 죽음을 맞았는지도 모르지만, 예순다섯살 나이 지긋한 한 여자의 뇌는 이제 지구촌 신경과학자들한테 ‘작은 우주’ 뇌를 탐사하는 지도가 됐다. 최근 독일·캐나다 연구팀은 10년 동안 작업을 거쳐 그의 뇌를 고해상도 디지털 영상으로 옮겼다. 이렇게 ‘빅 브레인’이라는 ...
올해는 유전자 변형(유전자 조작, GM) 식물이 실험실에서 만들어져 처음 발표된 지 30년 되는 해이다. 과학저널 <네이처>가 1983년 5월 이 저널에 실린 ‘식물 세포 안에 이전된 키메라 유전자의 발현’ 제목의 논문을 그 시작점으로 보아 지난달 지엠오(GMO)의 신화와 현주소, 전망을 정리한 특집을 실었다. 그동안...
종종 유전체학은 정보기술에 비유된다. 0101의 디지털 부호가 개인용 컴퓨터(퍼스널 컴퓨터·PC)를 거쳐 정보화 시대를 당겼듯이, ATGC의 염기서열 부호가 개인별 유전체(퍼스널 게놈·PG)를 거쳐 맞춤형 의료혁명을 당길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정보기술은 유전체학의 발전에 밑바탕이었다. 디엔에이가 이중나선 구조임...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대학 물리학과 건물 안의 진열장엔 작은 명물이 하나 있다. 시커먼 타르 찌꺼기를 유리 깔때기에 담아 밀봉한 일종의 실험장치다. 망치로 때리면 부스러지는 고체의 타르 찌꺼기에도 흐르는 성질이 있음을 보여주고자, 1927년 초대 물리학 교수 토머스 파넬이 만든 장치다. 열을 가해 녹인 타르 ...
미국정신의학회(APA)가 펴내는 <정신질환 진단과 통계 편람>(DSM)은 현대인의 마음 병을 상담하고 진단하고 치료방법을 모색하는 데 길잡이 구실을 해왔다. 미국 학술단체에서 발행되지만 사용자는 전세계의 정신과 의사, 심리학자, 상담사 등등이니 영향력이 지대하다. ‘바이블’ ‘교과서’라는 별칭을 얻은 건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