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인대 혹은 치골에 염증이 생기는 치주 질환은 개에게서도 흔하게 나타난다. 치주 질환의 가장 큰 원인은 치아에 지속적으로 형성되는 세균막과 이로 인한 치석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구강 관리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말 못하는 작은 가족 반려동물, 어떻게 하면 잘 보살필 수 있을까요. 애니멀피플의 주간 뉴스레터를 담당하는 댕기자(견종 비글·6살)가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국내 여러 동물병원에서 멍냥이를 만나온 권혁호 수의사에게 반려동물의 건강, 생활, 영양에 대해 묻습니다. ▶▶애피레터 구독신청하기 : 검색창에 ‘댕기자의 애피레터’를 입력하세요!
Q 댕기자가 묻습니다
쌤, 지난번에 4살 이상 고양이 50~90%가 구강 질환을 앓는다고 했던 말씀 넘 무서웠습니당. 댕기자, 치과는 질색이기 때문인데요. 그래도 양치질은 싫은 것입니다. 대신 개껌을 많~이 씹으면 안 될까요?
A 권혁호 수의사가 답합니다
댕기자 저 다 기억해요.
고양이 양치질 편에서 매일 10초 만이라도 칫솔질을 해야 한다고 하니, 남 일이다고 고소해 했죠. 그렇다면 오늘은 댕댕이 양치질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인지상정!
2018년 제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다양한 동물병원에서 진료 경험을 쌓던 시절 이야긴데요. 당시 여러 동물병원에서 근무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어요.
어딜 가든 진료실의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구강 건강의 중요성과 위험성을 알리는 포스터를 대문짝만하게 붙여놨던 거예요. 고양이 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치아 건강은 그 중요성이 자주 간과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병원에서도 인식 전환을 위해 열심히 알리고 있었던 거죠.
가장 흔한 게 치주 질환인데요. 이빨을 지지하는 조직인 잇몸, 인대 혹은 치골에 염증이 생기는 거예요. 3살 이상의 강아지 중 적어도 80% 이상이 치주 질환을 갖고 있다는 연구가 있을 정도예요. 그러니 치주 질환에 더욱 유의해야겠죠.
치주 질환의 가장 큰 원인은 치아에 지속적으로 형성되는 세균막과 이로 인한 치석입니다. 치태(플라그)는 끈적하고 무색인데, 이것이 24~72시간 이내에 제거되지 않고 단단해지면 치석이 되거든요.
치석이 한 번 만들어지면 세균막이 형성되기 더 쉬운 조건이 만들어져요. 세균막에서는 지속해서 독소와 염증 물질이 나오기 때문에 치아를 지탱하는 주변 조직들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요.
이건 인간도 마찬가지예요. 최근 국내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구강 건강이 암 발생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거든요. 빠진 치아가 있을 정도로 구강 건강이 안 좋으면 구강 내 세균이 이동하면서 암 발병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무서운 내용이었어요.
강아지도 이빨이나 잇몸에 문제가 생기면 입안의 세균과 염증 물질들이 잇몸 내 혈관을 타고 전신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치아로 인한 통증이나 스트레스는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면역력에도 문제를 일으키고요. 면역력이 약해지면 외부 감염에도 취약해지겠죠.
구강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① 평소 이빨과 잇몸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평가하기 ② 규칙적으로 양치해주기 ③ 동물병원에 방문해 정기 검진을 받고, 필요하면 스케일링 혹은 치료받기 등 세 가지 원칙을 잘 실천하셔야 해요.
양치질을 매일 할 필요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치태는 당단백질 섭취 후 24시간 안에 생기기 시작하고, 2~3일이 지나면 치태가 치석으로 변하기 시작하니까 최소한 3일에 한 번씩은 해주셔야 합니다.
이제 개껌 이야길 해볼까요. 시중에는 구강 관리에 도움을 준다고 하는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죠. 덴탈껌, 치약, 치석제거 사료가 정말 치아 관리에 도움이 될까요. 같이 한 번 알아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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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호 수의사 hyeokhoeq@gmail.com,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