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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반려동물

개가 풀을 뜯는 이유

등록 2019-12-19 17:23수정 2020-02-20 11:07

[애니멀피플] 조홍섭의 멍냥이 사이언스
건강한 개의 일상적 행동…질병, 영양결핍과 무관 가능성
개가 풀을 뜯어먹는 것을 흔히 불편한 장을 청소하기 위한 행동으로 설명하지만, 건강한 개들도 일상적으로 하는 행동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개가 풀을 뜯어먹는 것을 흔히 불편한 장을 청소하기 위한 행동으로 설명하지만, 건강한 개들도 일상적으로 하는 행동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정원에서 놀거나 산책하던 개가 종종 토끼처럼 풀을 뜯어 먹는 돌발행동으로 주인을 놀라게 한다. 아무리 잡식동물이라지만 소화도 안 될 텐데,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였는데 뭐가 부족한 걸까. 게다가 풀을 먹은 뒤 토하기까지 하면 어디가 아프진 않나 걱정이 앞선다.

개의 풀 먹는 행동은 아주 흔하지만 왜 그런지를 설명하는 딱 부러진 결론은 아직 없다. 그러나 동물행동학자들은 대체로 이런 행동이 정상적이고 질병이나 영양결핍과 무관한 것으로 본다.

이 분야의 가장 유명한 연구는 2008년 과학저널 ‘응용 동물행동학’에 실린 카렌 수에다 박사 등 미국 수의학자들의 논문이다. 연구자들은 수의대생, 외래 환자, 인터넷 등 대상을 확장해 가면서 조사한 결과 건강하고 잘 돌본 개의 79%를 포함해 대부분의 개가 풀을 먹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풀을 뜯기 전 속이 불편해 보이거나 먹고 나서 토하는 개는 일부에 그쳤다. 먹이 종류와 풀 먹는 빈도도 관련이 없었다. 심지어 풀을 먹는 개의 27%는 채소와 과일로 보충한 먹이를 먹고 있었다.

개가 풀을 일상적으로 먹는다면 집안이나 정원에 살충제나 화학비료를 칠 때 조심해야 한다. 또 개에게 독성을 끼치는 식물은 심지 말아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개가 풀을 일상적으로 먹는다면 집안이나 정원에 살충제나 화학비료를 칠 때 조심해야 한다. 또 개에게 독성을 끼치는 식물은 심지 말아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아예 속이 더부룩해지는 먹이를 준 실험도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연구자들이 2010년 대장에서 발효돼 속을 불편하게 유도하는 먹이를 준 개와 정상 먹이를 준 개를 비교했더니 오히려 정상 먹이를 먹은 개가 풀을 더 자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풀 먹기는 ‘자기 치료’ 행동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호주 연구자들은 2007년 개 12마리에게 하루 3번 풀을 주고 먹는 행동을 면밀하게 관찰한 결과 식후보다 식전에 풀을 더 먹는 현상을 발견했다. 풀은 “배고프면 더 찾는 일종의 먹이”였다.

수에다 박사는 “개의 풀 먹기는 야생 조상 때부터 내려온 본능적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어린 개일수록 이런 행동이 잦은 것도 사회적 학습이 아닌 타고난 영향임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늑대도 일상적으로 풀을 먹으며 그 흔적이 배설물에서 확인된다. 풀 등 식물섬유는 장에서 부풀어 장운동을 자극하고, 장내 기생충을 씻어내는 구실도 한다.

개가 풀을 일상적으로 먹는다면 집안이나 정원에 살충제나 화학비료를 칠 때 조심해야 한다. 또 개에게 독성을 끼치는 식물은 심지 말아야 한다.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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