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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생태와진화

10㎝짜리 ‘가시뼈 갑옷’ 두른 공룡…포식자 공격 막아냈을까

등록 2021-09-24 14:52수정 2021-10-01 02:41

[애니멀피플]
갈비뼈와 융합한 가시뼈 안킬로사우루스 화석, 모로코서 발견
“T자 형태로 수직으로 붙어…멸종까지 포함, 전례 없는 형태”
새로운 안킬로사우루스 공룡은 갈비뼈와 융합된 가시 뼈로 포식자의 공격을 막아냈을 것이다. 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새로운 안킬로사우루스 공룡은 갈비뼈와 융합된 가시 뼈로 포식자의 공격을 막아냈을 것이다. 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안킬로사우루스는 땅딸막한 체구이지만 단단한 갑옷과 커다란 뼈 뭉치가 달린 꼬리로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육식공룡에 맞선 중생대 말 초식공룡이다. 이 갑옷 공룡의 가장 오랜 화석이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발견됐는데 갈비뼈에 일련의 굵은 가시 뼈가 융합된 기이한 모습이었다.

수산나 메이드먼트 영국 자연사박물관 박사 등은 24일 과학저널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에 실린 논문을 통해 안킬로사우루스류 공룡 가운데 가장 오랜 ‘스피코멜루스 아페르’를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널리 알려진 스테고사우루스와 자매 계통인 안킬로사우루스는 탱크처럼 머리와 몸통 꼬리를 뼈 갑옷으로 감싸고 수많은 혹과 가시가 난 공룡이다.

아시아와 북미에 다양한 종이 서식했던 안킬로사우루스의 모습. 작은 키와 뼈 갑옷 그리고 꼬리의 뼈 뭉치가 특징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와 북미에 다양한 종이 서식했던 안킬로사우루스의 모습. 작은 키와 뼈 갑옷 그리고 꼬리의 뼈 뭉치가 특징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공룡은 이미 알려진 안킬로사우루스와는 전혀 달랐다. 주저자인 메이드먼트 박사는 “처음엔 스테고사우루스인 줄 알았지만 나중에 정밀 조사를 하고 나서 전혀 새로운 화석임을 알게 됐다”고 이 박물관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심지어 연구자들은 이 화석이 모조품일지 모른다고 의심했다. 엑스선 단층촬영으로 뼈의 내부구조를 조사하고서야 안킬로사우루스임을 확인했다.

안킬로사우루스를 공격하는 티라노사우루스를 묘사한 골격 모형. 가시 뼈는 새로운 방어수단으로 진화했을 것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안킬로사우루스를 공격하는 티라노사우루스를 묘사한 골격 모형. 가시 뼈는 새로운 방어수단으로 진화했을 것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이 화석의 가장 큰 특징은 길이 5∼10㎝의 가시 뼈가 갈비뼈에 수직으로 붙은 모습이다. 보통 안킬로사우루스의 뼈 갑판과 달리 이 공룡의 가시 뼈들은 갈비뼈와 하나로 붙어 있었다. 메이드먼트 박사는 “가시 뼈는 피부 밖으로 돌출했고 표면은 케라틴층으로 덮여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라틴은 우리의 손톱을 이루는 단백질이다.

그는 뼈 판이 피부가 아니라 뼈와 융합된 것은 “동물계에서 현생은 물론 멸종한 종을 다 보아도 전례가 없는 형태”라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갈비뼈와 가시 뼈가 티(T) 자 형태로 융합된 구조로 포식자의 공격에 더 강하게 버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논문에 적었다.

이 화석의 연대는 쥐라기 중반인 1억6800만년 전으로 추정됐다. 연구자들은 “이는 안킬로사우루스 가운데 가장 오랜 것이며 이 공룡이 세계 전역에 분포했음을 가리킨다”고 밝혔다.

안킬로사우루스와 자매 계통인 스테고사우루스 골격 모형. 가시 뼈가 꼬리에 나 있다. 두 계통이 장기간 평화롭게 공존했음이 드러났다. 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안킬로사우루스와 자매 계통인 스테고사우루스 골격 모형. 가시 뼈가 꼬리에 나 있다. 두 계통이 장기간 평화롭게 공존했음이 드러났다. 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이 갑옷 공룡은 이제까지 주로 아시아와 북미에서 주로 발견됐다. 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이전부터 이 공룡이 살았던 것으로 밝혀져 안킬로사우루스가 스테고사우루스를 멸종시켰다는 기존 학설이 흔들리게 됐다.

스테고사우루스는 백악기 초에 멸종했는데 그때 안킬로사우루스의 종 다양성이 늘어 그런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 발견으로 두 초식공룡 집단은 2000만년 이상 평화롭게 공존했음이 드러났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이번에 발견한 화석은 갈비뼈 하나에 가시 뼈 4개가 붙은 것이 전부여서 이 공룡의 전모를 추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메이드먼트 박사는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져 추가 발굴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화석이 발견된 모로코 미들 아틀라스 마운틴에서는 가장 오랜 스테고사우루스의 화석이 발견되기도 했다.

인용 논문: Nature Ecology & Evolution, DOI: 10.1038/s41559-021-01553-6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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