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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생태와진화

킁킁~ ‘똥냄새 열매’가 취향인 동물이 있다고요?

등록 2022-09-27 13:00수정 2022-09-30 10:22

[애니멀피플] 애피레터 맛보기: 홍섭’s 애피랩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자연과 동물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경이롭습니다. 애니멀피플의 주간 뉴스레터를 담당하는 댕기자(견종 비글·6살)가 36년차 환경전문기자 조홍섭 선임기자에게 신기한 동물 세계에 대해 ‘깨알 질문’을 던집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동물 버전 ‘홍섭스 애피랩’ 전문은 애피레터에서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애피레터 구독신청하기 : 검색창에 ‘댕기자의 애피레터’를 입력하세요!

Q 댕기자가 묻습니다

선배님, 요새 댕기자 산책길이 만만찮습니닷. 가로수에서 떨어진 은행 열매들이 어찌나 구린지, 밟지 않으려고 노력은 하는데 이미 터진 열매들 때문에 냄새가 지독합니당. 보통 잘 여문 열매들은 향기가 좋은데 도대체 은행은 왜 이런 지독한 냄새가 나는 겁니꽈?

A 조기자가 답합니다

“언제까지 가을만 되면 이런 고약한 냄새를 맡아야 돼?”라는 짜증 섞인 질문 대신 은행나무의 자연사를 물으니 대견하네. 가을 한때 냄새만 빼면 은행나무는 흠잡을 데가 없는 나무지.

아름답고 오래 살아 기품이 넘치는 데다 대기오염과 병·해충에도 강해. 양평 용문사의 은행나무는 1100살이라는 데도 전혀 늙은 모습이 없어. 우리나라에서 가로수로 가장 많이 심는 나무이고 70개 넘는 지자체가 상징 나무로 지정한 이유지. 은행잎에서는 혈액순환과 기억력을 돕는 물질이 나오고 열매 속 씨앗은 훌륭한 음식이기도 해. 다 아는 얘기지만 하도 냄새 탓을 하기에 환기해 주려고. 세상에 다 좋기만 한 게 어디 있어.

근데, 은행나무의 정작 보석 같은 가치는 그리 알려지지 않았더군. 바로 자연사 가치야. 은행나무는 2억년 전부터 모습이 거의 변하지 않고 살아 남았어. 중생대 쥐라기와 백악기 공룡시대에 전 세계에 분포했지. 당연히 훨씬 나중에 인류와 침팬지 조상이 갈라져 따로 진화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본 나무이기도 해. 인류가 지구에 무슨 짓을 했는지 다 봤다는 얘기.

아, 왜 열매에서 악취가 나냐고 물었지. 잘 익은 열매가 향기를 풍기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추측할 수 있어. 동물이 과육을 삼킨 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배설하면 씨앗을 널리 뿌리도록 하는 의도야. 그래서 씨앗이 익기 전에는 과육이 맛이 없는 것이기도 하지. 나무로부터 아주 먼 곳에 씨앗을 퍼뜨리기 위해 동물에 변비를 일으키기도 해.

어쨌든 은행나무의 전성기였던 중생대로 돌아가 보자고. 그때는 누가 씨앗을 퍼뜨렸을까? 학계에선 공룡이나 당시 함께 살았던 초기 포유류가 그 노릇을 했을 거라 봐. 실제로 트리케라톱스 같은 초식공룡이 당시 식물의 씨앗을 퍼뜨리는 ‘농부’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지. 아직 공룡설의 직접 증거는 없고 믿거나 말거나지만, 공룡 코에는 은행 열매가 향긋하게 느껴졌을 지도 몰라. 지금도 썩은 고기 냄새 때문인지 삵과 오소리가 은행 열매를 먹는다는 보고가 있거든.

지금 우리 코에는 은행 열매의 냄새가 고약하지만 공룡의 취향에는 맞았을 수도 있다는 거지. 그럼 공룡의 ‘독특한 취향’이 멸종한 뒤로는 어떻게 살아남았냐고? 일단 인류가 등장했을 때부터 은행나무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이었다는 것부터 일러둘게.
▶▶애피레터에서 전체 보기 https://bit.ly/3sT9h1a

조홍섭 김지숙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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