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전세 사기 피해 아파트 정문. 연합뉴스
인천시 미추홀구 일대에서 세입자 수백명으로부터 빌라와 아파트 전세 보증금 266억원 상당을 가로챈 건축업자와 공인중개사 등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기 및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건축업자 ㄱ(61)씨 등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4일 밝혔다. 또 범행에 가담한 공인중개사와 차명 임대업자 등 46명도 공범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ㄱ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인천 미추홀구 일대 나홀로 아파트와 빌라 등 주택 327채의 전세 보증금 266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주택 327채 소유주인 ㄱ씨는 지난해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보유한 주택이 경매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임대차 계약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ㄱ씨는 공인중개사와 짜고 공범들을 차명 임대업자로 내세워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7월 미추홀구 일대에서 전세 사기 고소사건이 집중되자 전탐수사팀을 꾸리고, 327채의 실소유주인 ㄱ씨의 존재를 밝혀냈다. 최근 미추홀구에서만 유사 전세사기 범죄 피해 2000여건이 접수됐다. 경찰은 전세사기 고소 사건을 계속 수사하는 한편, 피해 구제를 위해 관계 기관과 공조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세 계약 전, 부동산등기부등본상 권리관계를 확인하고, 근저당설정 등 선순위 채권 여부, 주택임대차 표준계약서 사용, 임대인 체납 여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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