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분당 흉기 난동’ 사건 이후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예고성 글이 인터넷에 잇따라 올라오자 경찰특공대가 지난 4일 범행 예고 장소 중 한 곳인 경기도 성남시 전철역인 오리역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직후부터 이른바 ‘살인예고’ 글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남부경찰청은 6일 현재 모두 28건의 무차별 범죄를 암시하는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5일 오후 6시31분께 “캐리비안베이 모든 사람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ㄱ(14)군을 같은 날 오후 8시35분께 용인 캐리비안베이 안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또 지난 4일 “8월30일 철산중 칼부림 예고한다”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ㄴ(13)양과 “안성 피시(PC)방 앞에서 칼부림 내겠다”는 글을 쓴 ㄷ(16) 군 등을 붙잡는 등 모두 13명을 협박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분당 흉기 난동 사건 직후 “오리역 부근에서 칼부림하겠다. 더 이상 살고 싶은 마음도 없고 최대한 많은 사람을 죽이고 경찰도 죽이겠다. 나를 죽이기 전까지 최대한 많이 죽이겠다”는 내용의 글 작성자를 비롯해 아직 검거되지 않은 살인예고 글 게시자들을 쫓고 있다. 협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 질 수 있다.
한편, 이런 글로 시민들이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흉기 난동 오인 신고로 10대 중학생이 경찰에 의해 다치는 사고도 일어났다.
지난 5일 밤 10시께 “의정부시 금오동 부용천에서 검정 후드티 입은 남자가 칼을 들고 뛰어다닌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하천에서 검정 후드티를 입고 이어폰을 착용한 채 달리는 중학생 ㄹ군을 특정해 제압한 뒤 붙잡았다. 그러나 ㄹ군은 평소처럼 운동을 위해 하천가를 달리던 중이었으며, 경찰 진압과정 ㄹ군은 머리와 등, 팔, 다리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청은 6일 낮12시 기준 살인예고글 관련 검거 인원은 전국을 통틀어 46명이라고 밝혔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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