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이 4일 국회에서 ‘묻지마 범죄'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림역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 13일 만에 3일 경기도 분당구 서현역 일대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재발하자 정부와 여당이 ‘가석방 없는 종신형 도입’ 등 강경대응책을 앞다퉈 발표했다. 경찰청장은 “흉기난동 범죄에 대해서는 총기, 테이저건 등 사용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사법입원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경찰력을 총동원해 초강경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국민의힘은 오후 경찰청과 긴급 당정협의회를 열어 대책 논의에 나섰고, 이날부터 백화점과 지하철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전국 250여곳을 중심으로 경찰력을 집중투입하는 특별경찰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강력범죄가 발생했을 때, 범인 제압에 필요한 경우 경찰이 적극적으로 물리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입법도 검토하기로 했다. ‘가석방 없는 종신형제’ 신설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지난달 21일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직후 비공개 실무당정협의회를 열어 관련 대책을 논의한 사실을 언급했다. 법무부도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흉악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위해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무기형’을 형법에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법관의 결정으로 중증 정신질환자를 입원하게 하는 ‘사법입원제’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법무부는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우려가 큰 일부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입원 및 격리 제도가 실효성 있게 운용될 수 있게 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오후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며 “흉기난동 범죄에 대해서는 총기, 테이저건 등 정당한 경찰물리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겠다”며 “흉기 소지 의심자와 이상 행동자에 대해 법적 절차에 따라 선별적으로 검문검색 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서현역 흉기난동 피의자도 모자와 마스크, 선글라스에 긴팔 후드티를 착용하는 등 수상한 정황이 있었다”며 “특히 가방 등에 흉기를 소지한 것으로 의심될 경우 검문으로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도 관련 입법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대검찰청은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과 ‘신림역 살인 예고 사건’에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전담수사팀을,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집중 수사 중”이라며 “불특정 다수의 공중 일반에 대한 안전을 침해·위협하는 ‘공중협박행위’를 테러 차원으로 가중처벌할 수 있는 법령 개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법무부에 입법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특정 다수의 공중에 대한 무차별 범죄에 대해 법정최고형의 처벌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선담은 박지영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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