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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찰, ‘김건희 오빠’ 휴대전화 압수수색 끝내 막았다

등록 2023-10-26 14:17수정 2023-10-27 17:21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한겨레 자료사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처가가 연루된 ‘양평 공흥지구 개발특혜 의혹’을 수사했던 검찰이 핵심 피의자인 김건희 여사 오빠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반년 가까이 청구하지 않고 시간을 끌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검찰은 영장 신청이 있은 지 여섯 달이 지나서야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면서 핵심 증거물이 될 수 있는 김 여사 오빠의 휴대전화는 압수수색 대상에서 빼버렸다.

26일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양평 공흥지구 압수수색 신청 현황’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경찰은 대통령 선거 뒤인 지난해 4월1일 공흥지구 시행사인 이에스아이앤디(ESI&D) 대표이자 김 여사 오빠인 김아무개씨의 회사, 차량, 신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에 신청했다. 같은달 14일엔 김씨를 포함해 소속 직원 등에 대한 영장도 신청했다. 검찰은 그러나 두 번 모두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가 지난해 9월20일 경기남부경찰청을 항의방문했고, 경찰은 2주 뒤인 10월4일 김씨 등 4명에 대한 영장을 검찰에 다시 신청했다. 하지만 그때도 검찰은 김씨 등의 휴대전화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는 것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완을 지시하며 반려했다. 

경찰이 2021년 12월30일 윤석열 대통령의 처가 관련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경기도 양평군청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 관련 자료를 압수수색하는 모습. 연합뉴스
경찰이 2021년 12월30일 윤석열 대통령의 처가 관련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경기도 양평군청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 관련 자료를 압수수색하는 모습. 연합뉴스

경찰이 일주일 뒤 김씨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 대상에서 뺀 상태로 영장을 재신청하자 검찰은 그제야 법원에 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김씨가 전화로 범행을 공모하거나 지시한 내용이 검찰 공소장에 3차례나 등장함에도, 김씨의 휴대전화 압수수색은 끝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천준호 의원은 "핵심 피의자의 휴대폰도 압수수색 하지 않고 마무리한 엉터리 수사임이 드러났다. 특검을 통해 검찰의 봐주기 수사를 포함해 원점부터 다시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지검 여주지청은 이날 한겨레에 “(지난해 4월에는) 압수수색을 할 정도로 소명이 이뤄지지 않아2건 모두 기각 결정했다. 지난해 10월에 신청한 영장 역시 소명이 부족해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은 영장에 대해 결정을 지연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양평 공흥지구(2만2411㎡·350가구) 개발특혜 의혹은 윤 대통령 처가 회사가 애초 인가받은 기간 안에 공사를 마치지 못했음에도 양평군 공무원들이 사업기간을 부당하게 연장해주었고, 개발사업을 통해 윤 대통령 처가 회사가 798억원의 분양 실적을 거뒀음에도 개발부담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게 핵심이다. 검찰은 지난 7월28일 위조한 사문서를 양평군에 제출해 개발부담금 업무를 방해한 혐의(사문서위조 및 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로 김씨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12일 공흥지구 사업기간을 임의로 변경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로 양평군 공무원 3명도 따로 기소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배현정 기자 spr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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