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남·북부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 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처가와 연관된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한 경찰이, 개발부담금 산정에 쓰인 ‘부풀려진 공사비용’을 특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검찰은 김건희 여사의 오빠를 기소하면서 부풀려진 공사비용 금액이나 개발부담금의 산출 근거조차 공소장에 제시하지 않았다.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남부경찰청 대한 국정감사에서 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강북구갑)은 김철문 경기남부청 광역수사단장에게 “양평 공흥지구 개발부담금 산정에 쓰인 토사 운반비용 등 부풀려진 금액을 계산해서 검찰에 송치했냐”고 물었다. 이에 김 단장은 “계산은 했다”면서도, 검찰에 특정한 금액 내용도 함께 송치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
천 의원은 “해당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는 개발부담금을 줄이려 공사비용 32억원을 부풀렸다는 것인데, 얼마나 부풀렸는지 계산을 안 했다면 수사를 하지 않고 봐주기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액을)확인해서 다시 알려달라”고 요청했고, 김 단장은 “확인해서 다시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처남이자 김건희 여사의 오빠는 양평 공흥지구 사업 개발부담금을 내지 않기 위해 허위 문서를 작성해 제출한 혐의로 지난 7월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의 공소장에 개발 비용 산정에 쓰이는 ‘토사 운반 거리 확인서’와 ‘토사 반·출입 확인서’ 2건을 적시했다. 토사 운반 거리가 멀고, 토사량이 많을수록 비용이 늘어난다는 점을 노려 사업지에서 18.5 ㎞ 떨어진 토사장에 15만㎥의 흙과 암석을 운반한 것으로 서류를 허위로 꾸몄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개발부담금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실제 토사 운반에 들어간 비용과 △부풀린 비용 규모조차 특정하지 않았다. 다만, 검찰은 위조 서류를 이용해 비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양평군의 개발 비용 산정 업무를 방해했다며, 김 여사의 오빠 등에게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한편, 천 의원은 이날 국감 종료 직전 “앞서 질의에서 요구한 부풀려진 공사비용에 대해 ‘실무진 의사 결정이 내려지지 않아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고 하더라”면서 김교흥 위원장에게 자료 제출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수사하면 금액은 다 나오는 것이니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홍기현 경기남부경찰청장에 요구했다. 홍 청장은 “추후 의원들에게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답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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