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자는 세종을 제외한 충청권에서 수위를 차지했다. 윤 당선자는 대학가 주변지역에서도 고른 지지를 얻었다. 지난주 개강한 한남대 캠퍼스 모습. 한남대 제공
대선 향배를 족집게처럼 집어내는 충청 ‘바로미터’는 이번에도 작동했다.
9일 치러진 20대 대통령선거에서 대전 표심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했다. 윤석열 당선자는 유효투표수 93만6401표 가운데 49.55%(46만4060표)를 득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6.44%(43만4950표)를 얻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진행 상황을 보면, 윤 당선자는 이 후보와 대결에서 대전 동구에서 49.54%대 46.35%로 앞섰으며, 중구 51.66%대 44.49%, 서구 49.67%대 46.31%, 유성구 48.66%대 47.50%, 대덕구에서도 48.28%대 47.37%를 득표해 대전 전 지역에서 모두 이 후보를 제쳤다. 이 후보는 관외사전투표와 재외투표에서는 5개 구에서 모두 앞섰으나 본 투표에서 윤 당선자에게 뒤졌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71%(2만5445표),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는 0.91%(8593표)를 각각 얻었다.
윤 당선자는 유성구(충남대), 오정·용전동(한남대), 자양동(우송대), 도마2동(배재대), 용둔동(대전대), 가수원동(목원대) 등 주요 대학이 있는 지역에서 모두 승리해 눈길을 끌었다. 충남대 재학생 장아무개(26·유성구 어은동)씨는 “솔직히 이준석 대표에 관한 관심과 기대가 크다. 이 대표와 윤 당선자 국정 판단과 운영을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자는 충남에서 67만283표(51.1%), 충북에서 51만1919표(50.7%)를 얻어 과반 득표했다. 세종에서만 10만1491표(44.1%)를 얻어 11만9349표(51.9%)를 득표한 이 후보에 뒤졌을 뿐 충청권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충청에서 이기면 대통령이 된다는 전통이 이번에도 입증됐다.
실제 13대(최다 득표는 김종필 후보, 당선은 노태우 대통령)를 제외한 14대 김영삼, 15대 김대중, 16대 노무현, 17대 이명박, 18대 박근혜, 19대 문재인 대통령이 모두 충청권 최다 득표자였다.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은 “윤 당선자는 우선 선거 과정에서 표출된 갈등을 봉합하고 국민 화합과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며 “지역 간 격차 해소, 균형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신속히 이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만을 향하지 않도록 지역을 배려하고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며 “윤 당선자는 기업들이 고용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불합리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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