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품귀 현상이 이어지는 와중에 익명의 시민들이 광주지역 일선 소방서와 119안전센터에 남몰래 요소수를 두고 갔다. 사진은 기부자가 소방서·119안전센터에 전한 요소수와 간식.<연합뉴스>
전국적인 요소수 품귀 현상 속에 광주의 각 소방관서로 시민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8일 광주시 소방안전본부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새벽 3시30분께 광산소방서 청사 소방차 차고 앞에 익명의 시민이 10ℓ짜리 요소수 1통을 두고 갔다. 이 시민은 빵과 우유, 과자 등 간식을 요소수와 함께 놓고 홀연히 사라졌다. 요소수를 놓고 간 사연이 적힌 편지는 없었다. 이날 오전 6시께 동부소방서 대인119안전센터에도 얼굴과 이름을 모르는 시민이 전하는 요소수 10ℓ 1통과 빵, 우유, 간식이 도착했다.
광주 서부·남부·북부소방서에도 이날 일몰 전 시간대에 익명의 기부자가 찾아와 똑같은 양의 요소수와 먹을거리를 두고 갔다. 전날 저녁 9시께에는 광산소방서 첨단119안전센터에 요소수 10ℓ와 음료수 상자들이 동일한 방식으로 전달됐다. 광주소방본부는 각 소방서와 119안전센터에 요소수와 간식을 전한 기부자가 같은 사람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 소방안전본부 산하 전체 소방관서 보유 요소수는 앞으로 6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재고 물량이 넉넉해 출동에는 지장이 없다. 고민자 시 소방안전본부장은 “요소수 수급 부족으로 소방차량 출동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준비 중이다. 시민들이 보내온 따뜻한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본연의 임무에 더욱 충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