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
■ 초등 저학년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우리는 못나게시리 그 오누이끼리 싸운 거야. 호랑이한테 서로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누나는 동생을 호랑이한테 떼다밀고 동생은 누나를 떼마밀고…….” 치악산 외딴 골짜기에 30년을 묻혀 지낸 아홉살 곰이와 국군의 총을 맞고 죽은 인민군 아저씨 오푼돌이가 소쩍새가 우는 달밤에 깨어나 6.25 전쟁을 회상한다. 지난 5월 작고한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이 1980년대에 집필한 작품. 섬세한 왁스 페인팅이 무게감과 사실감을 더했다. 근현대사와 일상 속의 차별·폭력·인권문제를 다룰 ‘평화발자국’ 시리즈의 첫번째 책. 권정생 글·이담 그림/보리·9800원.
<예수>=서른네 해 동안 인류에게 사랑과 평화를 설파하고 떠난 예수의 삶을 소개한다. 로마인에게 지배를 받으며 억압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던 유대인들 앞에 어느날 예수라는 이름의 평범한 남자가 나타나 진심으로 하느님을 섬기면 누구든 구원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수십 가지 율법을 지키고 제물을 바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파해 온 율법학자와 제사장들의 음모로 결국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히지만, 그가 설파한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남아 있다. 브리지트 라베·미셸 퓌에크 지음·박희원 옮김/다섯수레·9000원.
■ 초등 고학년
<뽕나무 프로젝트>=미국에서 나고 자라 외모만 한국인인 줄리아와 김치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패트릭이 만나 누에를 기르기 시작한다. 주 박람회에 출품할 과제를 위한, 이른바 ‘뽕나무 프로젝트’다. 플레인필드에 사는 유일한 한국인 가정에서 자란 줄리아는 누에 기르기가 ‘너무 한국적’이라며 처음엔 반대하지만, 패트릭과 누에를 길러 뽑은 실로 아름다운 자수를 놓아 상까지 받는다. 이민2세인 작가가 경쾌한 필치로 이민2세대의 고민과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를 그렸다. 린다 수 박 글·오승민 그림·최인자 옮김/서울문화사·9000원.
<보니의 모험1·2>=혼자 딸을 키우기 버거운 엄마는 보니를 외할머니 손에 맡긴다. 독재자와 같은 무서운 외할머니 손에 자란 보니가 엄마와 오붓하게 살게 되려는 순간, 할머니는 함께 살겠다며 다시 나타난다. 우연히 알게 된 마이클 아저씨가 만든 풍선을 타고 보니는 하늘 너머 새로운 세상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보니는 다시 무서운 외할머니 같은 마블 할머니를 만나고, 이번에는 할머니에 맞서 싸운다. 억압적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아이들의 소망과 상상력을 담은 이야기. 폴린 피스크 지음·허진 옮김/문학사상사·각권7500원.
<삼국지 한자교과서>=한자능력검정시험의 각급에 해당하는 한자를 만화 삼국지를 보며 익힐 수 있도록 꾸몄다. 이번에 6급 3권이 나왔고 지난해 7·8급이 나왔다. 등장인물의 대사와 관련된 한자를 그때그때 집어넣고, 등장했던 한자들을 모아 정리하고 사자성어 등을 함께 소개하는 코너를 중간에 넣었다. 헷갈리는 한자들을 모아 쉽게 구분하는 팁도 소개한다. 삼국지의 내용과 감동은 되도록 훼손하지 않으면서 한자를 학습하도록 꾸몄다고 출판사는 소개한다. 한국어문회가 제시하 이근 글·그림/에코북스·각권9500원.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 청소년
<과학 선생님, 프랑스 가다>=선생님 네 명과 두 아이가 프랑스 여행길에 올랐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과학 공부할 거리가 숨어 있다. 공항에서는 금속 탐지기의 작동 원리를 공부하고, 비행기 안에서는 몸속에서 공기의 압력이 어떻게 작용해 귀가 먹먹해지고 자꾸만 방귀가 나오는지를 알아본다. 프랑스에 도착한 이들은 라 벨리트 과학산업관, 퀴리 박물관, 툴루즈 우주항공전시관 등을 돌며 예술과 문화로 녹아든 과학의 역사와 현재를 다시 불러낸다. 과학 교육을 연구하는 선생님들의 모임인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의 회원이 모여 집필했다. 한문정 외 3명 지음/푸른숲·1만2000원.
<내일이 오늘에게 묻는다>=청소년들이 권혁범, 임지현, 강맑실, 홍세화, 이정우 등 각 분야에서 활발한 지적활동을 벌이고 있는 오늘의 지성 12인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찾아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다. 일방통행식 교육만을 강요받아 온 청소년들이 학교 밖으로 나와 서툴지만 진지하고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에 홍세화씨는 ‘자본주의 속에서 자본주의 비판하기’를, 강맑실씨는 ‘여섯 권의 책보다 한 권을 여섯 번 읽기’를, 이정우씨는 ‘학교라는 근대적 공간의 한계 넘어서기’ 등을 제안한다. 대화는 학벌지상주의, 활자문화의 위기, 민족주의, 통일문제 등으로 뻗어간다. 월간<논>편집팀 지음/초암·1만2000원.
<청소년을 위한 한국철학사>=단군신화에서 현대 철학까지 ‘한국사, 오천 년의 생각의 지도를 읽는다’는 기획. 한국 고대 철학의 뿌리부터 고유 사상과 외래 사상이 조화를 이룬 삼국 시대, 불교 철학이 번성한 통일 신라 시대, 불교와 도교, 도참 사상이 혼합된 고려 시대, 성리학적 이상 사회를 추구한 조선 시대, 저항과 자각의 철학을 낳은 일제강점기 시대, 전통 철학과 서양 철학이 만난 현대와 북한 철학계의 동향까지를 꼼꼼히 담았다. 개념어 설명을 그때그때 덧붙이고 자료사진과 삽화를 충분히 수록해 시대와 인물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김윤경 지음/두리미디어·1만5000원.
■ 지성
<감정의 롤러코스터>= 즐거움, 슬픔, 역겨움, 분노, 두려움, 질투, 사랑, 죄책감, 희망. 인간이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감정이다. 이 9가지 감정들은 어떤 생리적 경로로 생겨날까, 우리의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어떻게 유용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나 등의 의문을 인지 심리학, 진화 심리학, 신경과학, 뇌과학 등 다양한 이론과 실험, 사례 인용을 통해 흥미롭게 풀어간다. 호평받은 영국 <비비시> 라디오방송 시리즈물. 클라우디아 해먼드 지음·이상원 옮김/사이언스북스·1만5000원
<기호, 주체, 욕망>= 라깡과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론과 문학텍스트의 관계를 통찰해온 박찬부 경북대 영문과 교수의 정신분석관련 3부작의 하나로, <현대정신분석비평>(민음사), <라깡- 재현과 그 불만>(문학과지성사)에 이은 마지막편. 책을 관류하는 주제는 “‘무의식이 언어와 같이 구조화되어 있다’라는 정신분석의 언어적 무의식론이자, 이것에서 파생된 ‘기호, 주체, 욕망’의 문제”. 정신시학과 정신분석비평의 이론적 패러다임 짜기. /창비·2만8000원
<고대에도 한류가 있었다>= ‘한류’는 진부한 서구문화 흉내내기에 지나지 않는 천박한 문화경향인가, 아니면 오히려 국제적으로 통용되듯 대단한 문화적 성취인가? 이를 제대로 살펴보려면 동아시아에서 큰 전파력을 지닌 독자적 문화를 생산했던 한민족의 고대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지난해 말 비교민속학회와 한국구비문학회가 주관한 학술대회 발표논문집. 임재해 외 지음/지식산업사·2만3000원
■ 교양
<장성, 중국을 말하다>= 만리장성은 실은 만리였던 적이 없고 하나로 이어져 있지도 않았다. 북방 오랑캐를 막기 위해서라던 성벽들은 대부분 벽돌 아닌 흙으로 만들어진 것들이었고, 유목민들의 침입을 제대로 막아낸 적도 없었다. 케임브리지대 퀸스칼리지 연구원 줄리아 로벨은 장성을 “중국을 읽는 거대한 메타포”, “중국의 자기인식을 들여다보는 창문이자 외부세계로 향하는 창문”으로 본다. 장성은 단순한 물리적 유물이 아니라 중화와 오랑캐, 나와 너로 가르는 중화주의 세계관의 결정체임을 수많은 일화들을 통해 드러낸다. 김병화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8000원
<개미 세계 여행>=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저명한 개미 전문연구자 에드워드 윌슨과 베르트 횔도블러의 <개미(The Ants)>는 곤충에 관한 책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책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 책은 <개미>을 일반대중용으로 “쉽게 읽어넘길 수 있는 분량으로 압축”한 것. 개미의 삶과 역사에 관한 모든 것을 흥미로운 사진·그림들과 함께 보여준다. 이병훈 옮김/범양사·2만7000원
<우리 농업, 희망의 대안>=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지속 가능한 국민농업’은 가능할까? 규모화, 기계화, 화학화를 더 강화하는 시장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맞춘 현재의 정부 농정은 농업 구조조정 결과가 말해주듯 실패할 수밖에 없다. 21세기엔 소농이 답이다. 그냥 소농이 아니라 소농간의 수평적 협업이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농업모임 토론 결과물. 박세길 지음/시대의 창
<재즈>= 머빈 쿡 노팅엄대 음악교수가 쓴 재즈 100년의 역사. 국내에서 보기 드문 인상적인 사진을 곁들인 재즈 입문서. 김영선 옮김/시공사·1만5000원
■ 실용
<내 몸을 살리는 천연 발효식품>=미국 테네시주에 살고 있는 발효식품 전도사 산도르 엘릭스 카츠가 소개하는 발효식품의 이론과 실제. 수많은 발표식품과 음료들 만드는 법, 재료 등을 꼼꼼히 정리했다. 갖가지 한국김치 담그는 법도 나와 있다. 서양인에게 김치는 어떤 식품일까. 책 제목처럼 에이즈 환자인 저자는 이들 발효식품으로 건강을 돌보며 발효식품의 놀라운 효능을 체험으로 입증한다. 김소정 옮김/전나무숲·1만4800원.
<예수>
<뽕나무 프로젝트>
<보니의 모험1·2>
<삼국지 한자교과서>
■ 청소년
<과학 선생님, 프랑스 가다>
<내일이 오늘에게 묻는다>
<청소년을 위한 한국철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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