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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수영장 놀러간 파리에게 생긴 일 ‘우하하~’

등록 2007-08-10 17:12

<파리의 휴가>
<파리의 휴가>
읽어보아요 / <파리의 휴가>
구스티 글·그림, 최윤정 옮김/바람의 아이들·9000원

이글거리는 햇볕에 머리에서 모락모락 김이 날 것만 같은 뜨거운 여름. 이런 불볕더위에는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버틸 재간이 없다. 이럴 땐 그저 시원한 숲이나 물가로 줄달음질하는 게 상책이다. 하지만 그럴 여유조차 없다면 집 가까운 곳에 있는 수영장이라도 찾아볼 수밖에.

아르헨티나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구스티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파리의 휴가>는 정말 기발하고 엉뚱하다. “수영하기 딱 좋은 날이야!” 이 그림책의 주인공인 파리도 휴가를 떠날 채비를 한다. 우리와 오래 생활한 탓에 그렇게 길이 든 것일까.

한 발을 물에 담그고 또 한 발, 그러고 나서 또 다음 발. 가방이랑 선크림, 커다란 수건에다 물놀이공까지 준비한 파리가 조심스레 물 온도를 재어 보는 모습이 앙증맞다. 아, 시원해. 파리가 물속으로 몸을 날린다. 헤엄을 치면서 콧노래를 부르고, 수영장 가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춤을 춘다. 그런데 이게 웬 일!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천둥소리가 난다. 폭풍이 오려나? 아이, 우산을 가져올걸.

순간, 저기 높은 곳에서 커다랗고 무시무시하게 생긴 게 내려온다. 커다란 축구장만 하고 커다란 별똥별만 한 것이 첨벙! 하고 떨어지더니, 어마어마한 파도가 파리를 덮친다. 그래도 우리의 파리는 절망하지 않는다. 젖 먹던 힘까지 다해 폭풍우를 뚫고 용감하게 날아오른다. 그때, 들려오는 소리. “엄마, 엄마! 나, 다 했어!”

이쯤 되면, 독자들도 눈치 챌 것이다. 그럼 그렇지. 파리의 수영장은 다름 아닌 변기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파리는 다시는 수영을 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을 한다. 글에 담긴 이런 유머와 반전도 유쾌하지만, 그림의 재료와 방식도 참신하다. 나사못과 털실 따위로 파리의 코와 입을 만들었는데 어쩌면 그리도 표정이 생생한지. 헝겊 쪼가리와 북북 찢어 붙인 듯한 종잇조각, 그리고 거친 붓 터치로 보여주는 단순한 상황이 오히려 상상력을 한껏 자극한다. 유치 및 초등 저학년.

오석균/도서출판 산하 주간 mitba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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