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시이에스(CES) 2023)’에서 엘지(LG)디스플레이 모델이 ‘메타(META) 테크놀로지’ 기술로 화질을 개선한 3세대 OLED TV 패널을 소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현존하는 올레드 티브이(OLED TV) 패널 가운데 가장 밝다.”(엘지(LG)디스플레이)
“경쟁사 제품과 비교하면 화면의 선명함과 밝기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삼성디스플레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티브이(TV) 수요 감소로 관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시이에스(CES) 2023’에서 그동안 준비한 신기술을 선보이며 ‘보릿고개’ 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같은 처지의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 등 티브이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엘지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성능을 대폭 개선한 새 올레드 패널을 선보였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디스플레이 출하량은 35억5천만대 수준으로, 전년보다 1.6%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2분기부터 영업적자를 기록 중인 엘지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제품 쪽 매출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다.
엘지디스플레이는 신기술 ‘메타(META)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화질을 크게 개선한 3세대 올레드(OLED) 티브이 패널을 공개했다. 지난해 2세대 올레드 티브이 패널에 이어 1년 만에 한단계 발전한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메타 테크놀로지는 유기물의 빛 방출을 극대화하는 초미세 렌즈와 휘도 강화 알고리즘을 결합해, 기존 제품보다 휘도(화면 밝기)는 60%, 시야각은 30% 향상시킬 수 있게 해준다. 이현우 엘지디스플레이 대형 사업부장(전무)은 “초격차 기술인 메타 테크놀로지 개발 성공은 올레드 티브이 화질이 기존 제품과 비교할 수 없는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했다는 의미”라며 “올레드 티브이 시장 선도자로서 최고의 화질과 라인업 등 차별적 경쟁력을 강화해 초 프리미엄 올레드 티브이 시장을 확대하고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앙코르호텔에서 77형 큐디 올레드 패널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올레드는 별도 광원인 백라이트 없이 촘촘히 박힌 소자 자체가 발광해 영상을 구현한다. 덕분에 사용하는 부품 수도 적어 엘시디(LCD)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90% 이상 줄였다. 엘지디스플레이는 올해 양산하는 4K 55·65·77형(인치)과 8K 77·88형 등 프리미엄급 올레드 티브이 패널에 메타 테크놀로지를 우선 적용하고, 향후 다른 모델로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라스베이거스 앙코르 호텔에 따로 부스를 마련해, 새 제품 ‘큐디 올레드(QD OLED) 2023’을 공개했다. 지난해 선보인 55·65형에 초대형인 77형을 추가해 라인업을 확대했다. 새 제품은 최신 유기 재료를 적용해 빛의 3원색인 빨강·초록·파랑(R·G·B)의 밝기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최대 밝기를 2000니트 이상으로 향상시켰다. 회사 쪽은 “자체 발광 광원으로 파랑을 쓰는데, 빨강과 초록도 같은 수준까지 끌어올려 선명함은 높이고 색의 번짐은 줄였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신제품을 자사 기존 제품은 물론 경쟁사 제품과 나란히 배치해 노골적으로 성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개선된 인공지능 기술을 장착해 초 단위 데이터 관리로 전력 사용을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소비전력을 25% 절감하는 것도 시연했다. 이현수 삼성디스플레이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 상품기획팀장은 “큐디 올레드는 어떤 각도에서 봐도 선명한 화질과 정확한 색표현력을 가진 신기술이다. 티브이 시장의 새로운 성장기회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시이에스(CES) 2023’에서 엘지(LG)전자 모델들이 주변기기 연결선을 없앤 ‘LG 시그니처 올레드 M TV’를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티브이 업체들은 과거 롤러블(말 수 있는) 티브이처럼 ‘깜짝 포인트’ 대신 기존 제품보다 개선된 성능이나 편의성을 자랑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엘지전자는 ‘엘지 시그니처 올레드 엠(M)’을 첫 공개했다. 독자 개발한 무선 에이브이(AV) 전송 솔루션으로 티브이와 게임기, 셋톱박스, 사운드바 등을 잇는 선을 없앴다. 직육면체 모양의 ‘제로 커넥트 박스’로 대체했다. 여기서 대용량의 영상·음성 데이터를 받아 티브이로 무선 전송하는 식이다. 엘지전자는 “제로 커넥트 박스와 다양한 주변기기들은 소파 옆에 두고 티브이 본체만 벽이나 스탠드 위에 설치하면 돼 티브이 주변이 깔끔하게 정리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시이에스(CES) 2023’에서 98형 Neo QLED 8K TV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네오 큐엘이디(QLED) 등 2023년형 티브이 신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자체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 제품까지 연결할 수 있도록 매터(Matter) 기기까지 지원하는 등 연결성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라스베이거스/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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