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된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한겨레> 자료사진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수집한 문화재와 미술 작품을 한지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전시회가 내년에 마련된다. 또 군 장병들의 병영생활관에는 비데가 설치된다.
31일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눈에 띄는 사업도 포함돼 있다. 우선 25억원을 들여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의 대표작들을 한데 모은 특별전이 내년 4월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고 이 회장의 유족은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대구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제주 이중섭미술관, 강원 박수근미술관 등에 1만1023건의 작품을 기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특별전을 위해 국립현대미술관, 지방 공공 미술관과 공동 기획전을 가질 계획이다. 또 기증품 관리와 등록·연구비용, 시설개선 등을 위해 33억원을 들일 예정이다.
또 군 장병 병영생활관에 37억원을 들여 비데 1만5351대(전체 변기 수의 30%)를 임차로 설치한다. ‘엠지(MZ) 세대’ 장병들의 위생과 병영생활여건 보장을 위해서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여성·청소년 대상 범죄 예방을 위해 신변보호 요청에 신속하게 초기 대응할 수 있도록 위치확인용 스마트워치를 1만대 보급할 계획이다. 올해 6억6천만원을 들여 3천대를 공급 중인데 내년에는 예산을 20억7천만원으로 늘려 1만대를 공급한다. 위급 시 스마트워치 긴급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위치가 확인돼 경찰관이 출동하고, 112상황실에도 통보된다. 인공지능(AI) 기반의 법령 검색서비스 개발도 추진한다. 예를 들어 ‘뺑소니를 당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물으면 인공지능을 통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도로교통법 등 관련 법령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마련한다. 총 사업비는 92억원으로, 우선 내년 예산에는 23억원을 편성했다.
이밖에 백령도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331호인 점박이물범의 인공쉼터를 고치고 먹이를 방류하는 데 5억원, 유기동물의 중성화 수술, 구조·보호비, 입양비 지원, 민간 동물보호시설 개선 지원에 113억원이 투입된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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