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부산항 신선대부두. 연합뉴스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공급망 차질 등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 확대가 국내 경기에도 영향을 미쳐 투자 부진과 수출회복세 제약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최근 대내적으로도 물가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지는 등 안팎으로 경제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간한 ‘5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회복 지속,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소비 제약요인이 일부 완화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및 공급망 차질 장기화 등으로 투자 부진과 수출회복세 제약이 우려되고 물가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또 “대외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 확산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 압력이 가중되는 가운데,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가속화, 중국 봉쇄조처 장기화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과 글로벌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은 이미 국내 경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최근 투자가 조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수출의 경우 아직은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되는 점을 고려하면 수출회복세 제약이 우려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쪽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거의 70∼80% 감소해 전쟁의 실질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조처의 영향도 나타났다.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1월부터 줄곧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지만 지난 4월에는 3.4% 감소하며 18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 과장은 “(중국 수출 감소는) 마찰적으로 물류 요인이 작용하고 있고 봉쇄조처 영향으로 중국의 수요 자체가 조정받는 부분이 있어서 이게 올해 내내 지속할지 아니면 일시적 요인일지 (상황을 봐야 한다)”며 “이게 어느 정도 해소되면 그만큼 펜트업 효과(억눌렸던 수요가 급속히 살아나는 현상)로 수출이 살아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 경기 국면과 향후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경제 지표도 좋지 않다.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월 기준 102.4로 전월보다 0.2%포인트 내렸다. 동행지수는 지난 2월(102.6)까지 올라 21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데 활용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5로 전월보다 0.3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7월부터 9개월째 하락 중이다.
이 과장은 “당분간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이상 경기선행지수가 크게 올라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선행지수가 계속 하락했지만 동행지수가 꾸준히 상승해왔다는 것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에도 우리나라의 견조한 생산 펀더멘털이 유지되면서 경기회복세는 지속되었다고 본다. 다만 이것(대외 불확실성)이 계속 지속되거나 더 큰 규모의 충격이 발생한다면 동행지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면밀히 점검하고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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