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 국수 판매대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 조사대상 458개 품목 가운데 5개 중 1개꼴로 1년 전보다 10% 이상 비싸진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과 에너지 품목에서 시작된 물가 인상이 더 넓은 범위로 번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늘어난 에너지 비용 부담을 사업자들이 소매 제품에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통계청 국가포털통계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 조사대상 품목 총 458개 가운데 가격 상승률이 두 자릿수에 이르는 품목이 93개로 20.3%나 됐다. 지난해 5월만 해도 가격 상승률이 두 자릿수인 품목은 43개(9.4%) 수준이었는데, 올해 1월 61개, 2월 71개, 3월 71개, 4월 85개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가장 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품목은 등유로 1년 전보다 60.8% 올랐다. 양배추(54.6%), 경유(45.8%), 국수(33.2%), 감자(32.1%), 무(31.3%), 소금(30%) 등 식료품과 에너지 품목이 상승률 상위권에 올랐다.
물가 상승세는 식료품과 에너지뿐 아니라 다른 품목에서도 가팔랐다. 지난달 ‘식료품·에너지 제외 물가지수’는 3.4% 올라서 2009년 2월(4%)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물가변동이 심한 식료품과 에너지 품목을 제외하고 물가의 장기 추세를 보기 위한 물가지수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 물가 지수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품목 309개 가운데 가격이 10% 이상 오른 품목은 35개였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내구재가 1년 전보다 3.4% 올랐는데 이는 2010년 5월(3.5%)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싱크대(19.2%), 장롱(13.6%), 책상(12.7%), 자전거(12%), 자동차용품(11%) 등이 많이 올랐다. 공급망 차질로 인해 수입승용차(4.3%), 다목적승용차(3.8%), 대형승용차(3.0%)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서비스 영역에서도 물가 상승세가 퍼졌다.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는 지난달 3.5% 올라 2011년 7월(3.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보험서비스료(14.8%), 대리운전이용료(13.2%) 등이 크게 올랐다. 외식을 포함한 전체 개인서비스 물가는 5.1% 상승했다. 이는 2008년 12월(5.4%)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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