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탕수수 원당가격이 지난 5월에 전년말 대비 27% 상승하면서 주요 원자재 품목 중 최대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국제 원당 가격은 파운드당 25센트 안팎에서 등락하며 11년래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원당 가격 급등에 따른 ‘글로벌 슈가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4일 국제금융센터가 낸 ‘국제 원당가격 진단’ 보고서를 보면,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국제 원당 가격은 주요 생산국 공급차질로 인해 지난 4월 중 오름세가 가속화(4월말 기준 전월대비 +21.3%)하다가 5월 이후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 등으로 조정(5월말 기준 전월대비 -7.2%)을 보이며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파운드당 25센트 안팎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3일 거래 종가는 25.14센트다. 전년말 대비로는 지난 5월에 27% 상승해 코코아(+20%)·커피(+10%)를 포함한 주요 원자재 품목 중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원당은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첨가제로 활용되는 기초 식재료로 체감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 농무부는 2022년 5월~2023년 4월까지 전세계 원당 생산량 전망치를 최근에 1.77억톤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1.83억톤)보다 크게 낮춘 것이다.
국제 원당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은 공급발 수급압박이다. 주요 원당 생산국 중에 인도(세계 총생산의 18%)의 경우 기상여건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이 예상보다 심화하고 있다. 인도 제당공장협회(ISMA)는 연간 원당 생산량 전망치를 기존 3650만톤에서 지난 1월 3400만톤으로 낮춘데 이어 최근 3280만톤으로 추가 하향조정했다. 태국(세계 총생산의 6.2%)과 유럽연합(8.4%)에서도 폭염 등 이상 기후 및 생산비 증가에 따른 사탕수수 재배 면적 감소로 글로벌 수급압박이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원당 재고율이 최근 2년 연속 감소한 데 이어 올해와 내년에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전망치 18.5%)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수급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과거 10년동안 글로벌 원당 재고율은 평균 27.3%였다. 재고 감소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원당 비축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 상승 압력이 재차 높아질 수 있다. 올해 하반기에 적도지역 태평양에서 엘니뇨가 본격화하면 기상 악화로 주요 원당 생산국의 사탕수수 작황이 2년 연속 부진할 거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국제금융센터는 “국제 원당 가격이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세계 최대 원당 생산지역인 브라질의 경우 원당 가격이 상승하자 재배작물을 곡물에서 사탕수수로 전환하는 농가가 증가하는 등 원당 가격 상승으로 주요 생산국의 사탕수수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 상승압력이 점차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조계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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