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펑크’ 50조원 넘기나…7월까지 국세 43조원 덜 걷혀

7월 국세수입 현황

<한겨레> 자료 그래픽_김승미

올해 들어 7월까지 걷힌 국세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3조원 남짓 적었다. 목표보다 덜 걷힌 세수 규모를 뜻하는 세수 결손(펑크)이 40조원을 웃돌게 확실시 된다.

기획재정부가 31일 발표한 ‘7월 국세수입’ 현황을 보면, 올해 1∼7월 걷힌 국세는 217조6천억원이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견줘 43조4천억원 적다. 국세 수입 진도율(정부가 올해 걷기로 한 세금 대비 실제 걷힌 세금 비율)은 54.3%다. 정부가 관련 수치를 보유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진도율이다. 최근 5년 평균 7월까지 진도율은 64.8%다.

전년보다 줄어든 국세 중 법인세 수입 비중이 가장 크다. 지난해 하반기 기업 실적이 악화하면서 7월까지 걷힌 법인세는 48조5천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조1천억원(26.1%) 줄었다. 소득세 수입도 전년 동기보다 12조7천억원(15.8%) 줄어든 68조원에 그쳤다. 부동산 거래 감소로 양도소득세 수입(9조6천억원)이 절반 넘게 줄어든 탓이 크다.

앞서 정부는 올해 예산안을 짜면서 올해 국세가 400조5천억원 걷힐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부동산 거래 침체가 이어지고 있고, 8월 법인세 중간예납(기업이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에 낼 법인세 일부를 올해 미리 납부하는 것) 전망도 밝지 않는 탓에 세수 결손 규모가 50조원에 이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다.

정부도 올해 세수 결손이 최소 40조원은 웃돈다고 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올해 세수결손이) 6월 말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세수 결손 규모가 6월 까지의 누적 세수와 지난해 같은 기간 세수와의 차이(39조7천억원)보다 더 많을 것이란 얘기다. 세수 결손이 커지면 예산상 쓰기로 한 지출을 줄이는 ‘예산 불용’도 함께 는다.

기재부는 9월 초 세수 재추계 결과를 발표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8월 법인세 중간예납 신고 기한이 오늘까지”라며 “중간예납분 분석결과를 최대한 빨리 입수한 뒤 세수추계위원회의 검증 등 여러 절차를 걸쳐 재추계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태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