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표시된 유가 정보의 모습. 연합뉴스
9월 물가상승률이 3.7%를 기록하면서 5개월만에 3% 후반대로 복귀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99(2020년=100)로 1년 전과 비교해 3.7% 올랐다. 지난 4월(3.7%) 이후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물가상승률은 2022년 7월 6.3%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7월 2.3%까지 내려왔다가 8월(3.4%)에 다시 3%대로 복귀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석유류 가격을 다시 끌어올리면서 물가상승률이 두 달 연속 오름폭이 확대됐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하락폭이 8월에는 전년동월대비 -11.0%였는데 9월에는 -3.9%로 둔화됐다. 석유류 하락폭 둔화의 기여도가 0.3%포인트였다”고 말했다. 석유류 하락폭 둔화가 9월 물가상승률이 전월대비 0.3%포인트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농축산물도 3.7% 올라 전월(2.7%)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농산물이 7.2% 상승해 2022년 10월(7.3%) 이후 11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사과 54.8%, 복숭아 40.4% 등 과실 가격이 크게 올랐다.
전기‧가스‧수도 및 교통 품목에서도 물가 상승폭이 두드러져 전체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높았다. 전기·가스·수도 가격은 직전 8월 대비 5.3%, 전년동월대비로는 19.1%나 각각 상승했다. 전년동월대비 가격 상승폭은 전기료(20.3%), 도시가스(21.5%), 지역난방비(33.4%)로 나타났고, 공공서비스에서도 택시료(20.0%) 및 시내버스료(8.1%)의 상승폭이 컸다.
가격 변동이 큰 품목을 조사에서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8% 오르며 상승폭이 전달보다 0.1%포인트 축소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 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3.3%였다. 소비자가 자주 구매하는 품목 가격을 조사한 생활물가지수는 4.4% 상승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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