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3기(2022~2027년) 중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미·중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6일 이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국 의존형 수출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이날 개막한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 대회 이후 중국 경제·정치·정책 변화에 대해 지난 4~7일 국내 19개 중권사 리서치센터장한테서 받은 설문조사 답변을 종합한 결과, 당 대회 직후 중국의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3.4%, 내년 4.9%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전망대로라면 최근 30년간 중국의 경제성장률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6% 아래로 2년 연속 떨어지는 셈이며, 사상 첫 기록이 된다. 전경련은 “이런 예측이 현실화하면, 전체 교역의 4분의 1을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성장률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번 조사에서 리서치센터장들은 시진핑 집권 3기 마지막 해인 2027년 중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미국 명목 국내총생산의 84.5%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가 예상되긴 하나, 여전히 미국 성장률보다는 높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시진핑 3기 중 미·중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데는 리서치센터장 다수(68.5%)가 동의했고, 중-대만 양안 긴장도 높아질 것이라는 답변은 57.9%였다. 러시아산 원유 교역을 매개로 우호적인 상태에 있는 중국-러시아 관계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이 52.6%로 가장 많았다. 9월부터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돌발행동을 이어오는 북한 김정은 정권과 중국 간 관계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73.7%)이 우세했다.
중국 당국이 강력히 전개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은 94.7%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 대회 이후 경제살리기 노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 내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최근 1천명 미만 수준을 보이는 등 안정세에 접어든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의 57.9%는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간 이어진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개선될 것으로, 47.4%는 대중 수입의존도가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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