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에 설치돼 있는 전기계량기. 오는 21일 예정된 4분기 전기요금 발표를 앞두고 추가 인상이 있을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 연료가격 고공 행진으로 에너지 공기업의 손실이 갈수록 불어나면서 4분기 전기·가스 요금이 이미 예고된 인상폭보다 더 추가로 인상될지 관심이 쏠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추가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물가에 줄 영향부터 따지는 기획재정부의 최종 판단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다음달 전기요금은 ㎾h(킬로와트시)당 4.9원 오르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지난해 말 발전 연료비 상승을 고려해 올해 기준연료비를 ㎾h(킬로와트시)당 9.8원 인상하고, 이것을 4월과 10월로 나눠 적용하기로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이 결정대로 4월부터 기준연료비가 올랐다. 그러나 한전은 2분기에만 6조516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한전은 지난 6월 연료비 연동제에 따른 3분기 전기요금 결정을 앞두고 연료비 상승에 따라 연료비 조정단가가 ㎾h당 33.6원의 인상 요인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연료비 연동제에 따른 연간 조정 상한인 ㎾h당 5원 인상만 허용했다.
한전은 지난 16일 산업부에 연료비 상승으로 4분기 전기요금에 ㎾h당 50원 가량의 연료비 조정단가 추가 인상 요인이 있다는 분석 결과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런 한전의 요구를 일부라도 반영해주려면 연료비 연동제를 수정해 조정 상한을 확대하거나 기준연료비를 올려야 한다.
또 산업부는 다음달 MJ(메가줄)당 0.4원의 정산단가 인상이 예정돼 있는 도시가스요금도 기준연료비를 올려 추가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가스공사가 가스를 저렴하게 팔면서 누적된 손실(미수금)이 지난 6월 말 현재 5조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도시가스 기준연료비는 지난 4월과 7월에도 MJ당 0.43원과 0.44원 인상된 바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에너지정책에서 가격은 수요 관리나 수급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의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가격이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를 놓고 기재부와 협의를 하고 있다. 기준연료비 조정도 옵션 중 하나”라고 말했다. 4분기 전기요금은 오는 21일, 도시가스 요금은 전기요금과 별도로 이달 말까지 발표될 예정이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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