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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친환경인 듯 아닌 듯…하이브리드차 미래는

등록 2023-05-08 08:00수정 2023-05-08 09:38

친환경차 아니다 vs 전기차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 해야
지난해 12월25일 서울 강남구의 한 전기차 주차장에 충전 중인 차량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25일 서울 강남구의 한 전기차 주차장에 충전 중인 차량들. 연합뉴스

경기 과천의 이아무개(41)씨는 지난해 베엠베(BMW)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자동차를 구입했다. 이씨는 이 차를 고른 이유에 대해 “전기차(EV)를 아직 사지 않는 이유”로 답했다. 이씨는 “신축 아파트 외에는 충전기가 부족하고, 충전을 잘 해도 배터리 충전만으로는 장거리 주행을 하기가 어렵다. 폭발 위험 등 안전성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다른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수입차를 운행한 적 있는 서울 성북구의 강아무개씨도 “자정께 아파트 주차장에서 충전을 시작한 다음 이른 아침에 차를 사용하러 갔는데, 이미 차량을 이동해달라는 쪽지가 붙어있었다.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자동차 통계월보를 보면 완성차 5사(현대자동차·기아·한국지엠(GM)·르노코리아자동차·케이지(KG)모빌리티)의 하이브리드차 국내 판매량은 올해 1분기(1~3월) 6만30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9% 증가했다. 비싼 전기차 가격에 대한 부담과 함께 충전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보는 이들이 대안으로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를 택한다는 분석이다.

하이브리드차는 휘발유·경유를 쓰는 엔진과 배터리를 쓰는 모터가 함께 장착된 차를 말한다. 엔진으로도 자동차를 굴릴 수 있어, 모터만으로 구동하는 전기차(EV)와는 다르다. 일단 엔진을 돌려 차를 운행하거나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어, 충전기를 매번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이 때문에 하이브리드차는 친환경차가 아니라는 지적과 미래차로의 안정적 전환을 위해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상반된 두가지 평가가 공존한다. 유럽연합은 전기차 충전소 보급 확대 등 재정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2035년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해 내연기관을 장착한 모든 차량의 새차 판매를 금지했다.

한국 정부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에 대해 2020년까지만 보조금을 지급하며 전기차 전환 속도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일부 미국 자동차 업체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를 구입할 때 3750~7500달러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의 미래는 전기차의 기술적 완성도나 충전 인프라 보급 속도에 달렸다는 평가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신차를 사는 이들은 대부분 보수적이기 때문에 안정되고 입증된 차를 사려 한다. 고령자의 경우 전기차를 대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런 이유로 하이브리드차가 인기를 얻고 있다”며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빨라지고 완성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2024~2025년에는 전기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때까지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중간모델인 하이브리드차가 계속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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