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임실군 청원경찰 최기만씨가 임실치즈소시지 추석선물세트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유튜브에서 돌쇠 복장을 한 채 소시지를 먹고 있다. 임실엔TV 유튜브 갈무리
최기만(35)씨는 전북 임실군 관촌면사무소 청원경찰이다. 하지만 그를 ‘돌쇠’로 아는 사람들이 더 많다. 지난해 6월 군청 유튜브 채널 ‘임실엔 티브이(TV)’에 돌쇠 복장을 차려입고 임실 홍보를 한 데 이어, 올해 6월 ‘쇼호스트’를 맡으면서부터다. 그가 소개한 임실치즈가 이른바 ‘대박’을 치면서 덩달아 그도 유명인물이 됐다. 그는 이달 16일부터 5일 동안 임실치즈소시지를 팔았다. 친한에프앤비(F&B)가 만든 추석선물세트용 제품이다. 이번에도 화제를 모으며 개당 3만5천원인 선물세트를 2500만원어치 가까이 팔았다. 썩 괜찮은 실적이다. 친한에프앤비의 정승관 대표는 “코로나19로 많이 힘들고 어려웠다. 군청의 판촉행사는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임실군은 다음달께 오프라인 임실김장축제는 예년보다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 다시 한번 유튜브를 통해 김치 판촉을 할 예정이다. 다시 한번 최기만씨의 돌쇠 변신이 예고된 셈이다. 최씨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것 같아, 제 고향인 임실에서 뭐라도 도움이 됐으면 싶어서 나서게 됐다. 하다 보니 방송 실력이 늘더라”고 말했다.
김은숙 임실군청 홍보팀장은 판촉 대박 이유에 대해 “기본적으로 좋은 제품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할인 혜택도 있었지만 영상에서 생산 과정도 투명히 보여주면서 소비자의 신뢰감을 얻은 것 같다”고 풀이했다. ‘돌쇠 최씨’의 활약만큼이나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구성한 영상도 성공 요인이라는 얘기다.
코로나19로 지역축제가 어려워지자 임실군청처럼 지방자치단체들은 비대면 마케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 예로 강원도청은 코로나19 1차 확산기이던 3월부터 감자·아스파라거스·토마토 등을 ‘반값 직거래’를 내걸어 완판하는 신화를 세웠다. 판매처의 누리집 접속 장애가 잦을 정도로 소비자들이 몰렸다. ‘포케팅’(포테이토+티케팅)이란 신조어도 이때 등장했다.
대기업도 지역 농수산물 소비촉진 행사에 적극적이다. 어려운 지역 농가를 돕는다는 평판과 매출을 모두 챙길 수 있어서다. 이마트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요청으로 지난해 12월 강원도 ‘못난이 감자’ 30t, 지난 4월엔 해남 ‘못난이 왕고구마’ 300t을 매입했다. 에스피씨(SPC)그룹은 다음달부터 파리바게뜨 감자빵과 배스킨라빈스 감자아이스크림을 출시하기로 최근 평창군과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11번가는 ‘못난이 농산물’만 모아 싸게 파는 브랜드 ‘어글리러블리’를 지난 4월 선보였다. 이달 중순까지 총 9억2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11번가는 앞으로 판매 품목을 수산물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세븐일레븐도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해 자사 앱을 활용해 농산물을 팔고 있다. 이 업체는 4월 깐마늘, 햇양파 등 농산물을 시중가 대비 20%가량 싸게 판 바 있다.
박수지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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