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전사들이 18일 카불 시내에 서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18일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의 국제통화기금 재원 이용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어 “현재 국제사회에 아프간 정부를 인정할지를 둘러싸고 불명확한 점에 있다”며 ”이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은 특별인출권(SDR) 또는 국제통화기금의 다른 자원에 접근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의 특별인출권은 회원국이 국제수지 악화 때 필요한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그동안 국제통화기금은 쿠데타나 부정선거 의혹을 받으며 집권한 회원국 정부에 이런 특별인출권을 배당할지를 놓고 회원국들의 의견에 따랐던 전례가 있다.
국제통화기금은 2019년 기금의 지분을 50% 이상 차지하는 50여개 나라의 요청으로 부정선거 논란을 빚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정부를 인정하지 않았다. 또 지난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 대해서도 특별인출권을 거부했다.
국제통화기금은 22일 6500억 달러(약 764조원) 상당의 특별인출권을 190개 회원국에 배당할 예정이며, 아프간에는 4억4천만 달러(약 5170억원) 상당의 특별인출권 배당이 예상됐다.
국제통화기금의 이번 아프간 제재는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앞서 미국의 공화당 의원들은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탈레반이 특별인출권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개입하라고 요청했다. 이후 미국 재무부의 관리는 탈레반이 특별인출권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국제통화기금에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아프간의 해외 자산을 동결했다. 아프간 중앙은행의 자산은 90억 달러(약 10조5천억원) 규모로 대부분 미국 연방준비제도, 국제결제은행(BIS), 세계은행(WB) 등에 묶여 있다고 아즈말 아흐마디 전 아프간중앙은행 총재가 지난주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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