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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골리앗 맞선 다윗? ‘민병대 헤즈볼라’의 앞날은

등록 2006-07-21 17:24

헤즈볼라 지도자인 셰이크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이 20일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사로잡힌 이스라엘 병사 2명은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아랍 수감자들과의 교환을 통해서만 석방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알자지라> 화면 촬영/AFP 연합
헤즈볼라 지도자인 셰이크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이 20일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사로잡힌 이스라엘 병사 2명은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아랍 수감자들과의 교환을 통해서만 석방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알자지라> 화면 촬영/AFP 연합
미군원조 막강군사력 이스라엘에 맞선 ‘민병대’ 헤즈볼라 힘 ‘예측불가’
중동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헤즈볼라의 앞날은?

21일로 레바논 침공 열흘째를 맞은 이스라엘의 지상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와 전투를 이어갔다. 전날 헤즈볼라의 매복공격 등으로 이스라엘 병사 4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고 이스라엘군이 밝혔다. 이스라엘군 아파치 헬기 두대가 공중충돌해 조종사 1명이 숨졌다. 이스라엘 <하레츠>는 헤즈볼라쪽 사망자는 3명이라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인 33명과 레바논인 330명 이상이 숨졌다.

이스라엘이 ‘제거 1순위’로 지목한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사무총장은 20일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헤즈볼라 지도부는 타격을 입지 않았다. 헤즈볼라는 여전히 굳건하며 공격을 이겨내고 약속했던 놀랄 만한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벙커에 23t의 폭탄을 투하했다고 발표한 것을 비웃듯 등장한 그는 “이스라엘이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하지 않는다면 하늘이 두쪽 나도 붙잡은 이스라엘 병사 2명을 풀어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헤즈볼가 군사력 50% 이상 파괴” 발표에
헤즈볼라 “우리 지도부는 피해없어…약속한 놀랄만한 일 해낼 것”

국가 정규군이 아닌 민병대 헤즈볼라가 중동 최강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이스라엘에 맞서 얼마나 버틸수 있을까?

이스라엘은 집중 공습으로 “헤즈볼라 무기의 절반이 파괴됐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헤즈볼라의 타격이 그리 크지 않으며 이스라엘군이 대규모 지상전을 벌이지 않고는 헤즈볼라를 약화시킬 수 없다고 지적한다. 아미르 페레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1일 “필요하다면 지상군을 전면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이스라엘군 수천명만이 레바논에 진격해 있다.


산술적으로 최첨단 무기를 갖추고 미국의 군사원조를 받는 이스라엘의 군사력은 헤즈볼라에 비할 바가 아니다. 헤즈볼라의 전투원은 5천~6천명 정도라고 <에이피(AP)>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대규모 지상작전은 이스라엘로서도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헤즈볼라의 게릴라 전술로 이스라엘군 사상자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레바논 최대종파인 시아파의 굳건한 지지를 받고 있는 헤즈볼라는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 민간인들과 굳건한 유대를 맺고 있고 이스라엘과 싸운 경험이 풍부해 이스라엘이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맹공 속에서 무장을 유지하고 살아남거나 이스라엘군이 고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군사적인 우위로 아랍국들을 압도해온 이스라엘에게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댄 길러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표(왼쪽)와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2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열리기 전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즉각 정전”과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촉구했다. 뉴욕/AFP 연합
댄 길러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표(왼쪽)와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2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열리기 전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즉각 정전”과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촉구했다. 뉴욕/AFP 연합
아랍거리에선 헤즈볼라 인기 폭발

이미 아랍 거리에선 헤즈볼라의 인기가 폭발하고 있다.

‘아랍 지도자들은 배신자들이며, 헤즈볼라는 아랍과 이슬람의 존엄성을 대변하고 있다’는 정서가 이집트와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미국의 동맹인 아랍 정권들을 위협하고 있으며, 미국의 중동전략을 뒤흔들 가능성도 높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전했다. 카이로의 헤즈볼라 지지 시위에선 헤즈볼라의 나스랄라 사무총장과 아랍민족주의의 상징인 나세르 전 이집트 대통령의 사진이 나란히 내걸렸다.

미국 상원과 하원이 18일과 20일 각각 이스라엘 지지 결의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채택한 것은 중동문제를 바라보는 미국과 아랍 민심의 머나먼 격차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미 하원은 이스라엘 지지안을 찬성 410표, 반대 8표로 통과시켰다.

레바논 내에선 이스라엘이 안긴 깊은 상처의 후유증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헤즈볼라에 대한 지지도 열광적이지만, 정부가 아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병사를 납치해 이스라엘에 침공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내전으로 종파간 갈등이 깊어진 레바논에선 항상 정치적 견해가 분열돼 있고, 정전이 된다해도 레바논 사회는 더욱 깊은 갈등 속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등장한 친 서방 성향의 현 레바논 정부도 좌초 위기에 처할 것이다.

이슬람주의 단체 헤즈볼라는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에 대한 반발로 등장했다. 이스라엘이 벌인 또한번의 레바논 침공은 중동의 분노와 이슬람주의의 확산을 통해 이 지역을 다시 뒤흔들 것이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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