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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대 이은 후세인-부시 가문 악연

등록 2006-12-31 20:18수정 2006-12-31 22:56

“후세인은 미국이 만든 괴물”
30일 처형당한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과 ‘사실상’ 그를 처형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가문의 악연은 2대에 걸쳐 이어졌다.

질긴 악연은 1991년 시작됐다. 1990년 8월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이듬해 1월17일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사막의 폭풍’ 작전으로 반격했다. 이라크는 다음달 백기를 들었다. 하지만 아버지 부시는 후세인을 없애지 못했고 재선에도 실패했다. 1993년 4월에는 쿠웨이트를 방문한 아버지 부시를 겨냥한 차량폭탄 암살기도가 발각됐고, 후세인이 배후로 지목됐다. 아버지 부시는 “미워하는 사람이 많지 않고 쉽게 미워하지도 않지만, 후세인은 정말 증오한다”고 이를 갈았다. 후세인은 바그다드의 한 호텔에 ‘부시 모자이크’를 깔아 사람들이 짓밟도록 했다.

2000년 아들 부시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악연이 되살아났다. 2001년 9·11테러 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를 북한, 이란과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그는 “내 아버지를 죽이려 했다”며 후세인을 비난했다. 2003년 3월17일에는 대량살상무기 무기 개발을 이유로 이라크를 침공했다. 미군이 바그다드까지 밀고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방심하던 후세인은 대통령궁을 버리고 도피했고, 그의 두 아들도 7월 미군 공습에 목숨을 잃었다.

마침내 교수형 확정 나흘 만인 지난 30일 후세인의 목숨이 떨어지면서, 부시 가문과의 악연은 마침표를 찍었다.

부시 가문과 후세인이 처음부터 악연이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은 이란 혁명으로 왕정이 무너지자, 이슬람혁명 확산 방지와 중동 패권 유지를 위해 후세인을 지원했다. 1982년 아버지 부시가 도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맡고 있을 때, 이라크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고 이라크에 무기를 제공했다. 20년 뒤 이라크 침공을 주도한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은 1983년 바그다드에서 후세인을 만나 군수 지원을 밀약하기도 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후세인은 ‘미국이 만든 괴물’이라고 규정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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