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여성이 11일 한국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 대표단이 협상을 벌이는 가즈니주 적신월사 문 앞에 서 있다. 가즈니/AP 연합
12일 대면협상 성사안돼 늦춰진 듯
‘2일 석방’ 여부 혼선 왜?
한국인 여성인질 석방이 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직접 대면협상에서 합의됐으나, 실제 석방 여부와 시기를 놓고 다시 한번 혼선이 빚어졌다.
애초 인질 2명의 석방소식은 11일 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2차 협상이 끝난 직후 나왔다. 아랍의 위성 뉴스채널 <알자지라>는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관용과 선의의 표시로 무조건적으로 여성인질 2명을 이른 시일 안에 석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음날인 12일 새벽 (한국시각) 아마디는 <파지와크> 아프간 통신에 “인질들이 가즈니 주 모처에서 풀려났으며 1시간 안에 한국 대표단과 만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인용됐다. <신화통신>에도 “이들이 현재 석방된 상태로 건강하며 곧 가즈니주 주도인 가즈니시에 도착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보도됐다.
<연합뉴스>는 “12일 오전 아마디와 간접통화에서 ‘여성인질 2명을 가즈니주 적신월사에 넘기려고 가던 도중 탈레반 지도자위원회가 결정을 바꿔 지난 밤에 석방하지 않기로 해 안전한 곳으로 되돌아 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에이피> 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오후 3시 아마디의 말을 인용해 석방 결정은 변함이 없으나, 석방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런 혼선이 이어지자 석방을 둘러싸고 탈레반 내부의 강온파 간 대립이 지속되는 것 아닌가 하는 견해가 나왔다. 그러나 탈레반 사정에 정통한 파키스탄 일간 <더 뉴스>의 선임에디터 라이물라 유스프자이는 1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애초 인질 2명은 12일 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3차 협상이 이뤄지면 협상단과 함께 혹은 다른 곳에서 건네주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아마디와 다른 말을 했다. 애초 바뀐 것이 없는데, 아마디가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한국 협상대표단과 탈레반 쪽은 예정된 3차 대면협상을 갖지 못하고, 다른 수단을 통해서만 접촉을 했다고 정부 당국자가 밤 늦게 전했다. 결국 이날 예정됐던 인질 2명의 석방은 이뤄지지 못하고 늦춰진 것이다.
박병수 서수민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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