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무샤라프와 통화 총선 연기 반대뜻 밝혀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암살 이틀째인 28일 파키스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소요가 잇따르는 등 정국이 극도의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경찰은 처음으로 시위대에 발포해 부상자가 발생했다. ▶관련기사 2·24면
부토 전 총리 지지자들과 시민들은 파키스탄 곳곳에서 시위를 벌여 적어도 23명이 숨지고 자동차 150대 이상과 건물 수십채가 불탔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특히 부토 전 총리의 고향인 신드주에서는 주민들이 정부기관과 공공시설 등을 습격하고 불을 질렀다.
북서부 도시 페샤와르에서는 100여명의 성난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고 집권당의 선거 포스터를 불태워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강제 진압에 나섰다. 군중들은 ‘살인자 무샤라프’ ‘부토 만세’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신드주 하이데라바드에서는 경찰에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5명이 다쳤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모하마드 미안 숨로 파키스탄 정부 총리는 이슬라마바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달 8일 예정된 총선 일정에 변화가 없다”며 “정당들과 협의해 결정짓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는 총선 불참을 선언하고 무샤라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앞서 무샤라프 대통령은 테러 행위를 비난하고 사흘의 애도 기간을 선포하는 한편, 군 최고 경계태세인 ‘적색 경보’를 발령했다. 그는 또 국영방송에 출연해 국민들에게 시위 자제를 촉구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7일 부토 전 총리 암살 직후 무샤라프 대통령과 전화로 대책을 논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후퇴를 원치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하고 총선 일정의 연기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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