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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카자흐스탄 대통령, 러 주도 평화유지군 “이틀 내 철수 시작”

등록 2022-01-11 21:15수정 2022-01-11 21:34

2일 시위는 “국제테러단체의 무장공격”
그동안 쌓인 경제격차 시정 뜻도 밝혀
카자흐스탄의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이 11일 하원 회의에서 시위 진압을 위해 파병된 러시아 중심의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평화유지군이 이틀 내에 철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카자흐스탄 대통령 누리집 갈무리
카자흐스탄의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이 11일 하원 회의에서 시위 진압을 위해 파병된 러시아 중심의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평화유지군이 이틀 내에 철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카자흐스탄 대통령 누리집 갈무리

시위 진압을 위해 카자흐스탄에 파견된 러시아군이 주축이 된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평화유지군이 이틀 내로 철수를 시작할 전망이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해 “집단안보조약기구 평화유지군의 주요 임무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이틀 안으로 평화유지군의 단계적인 철수가 개시된다. 철수 과정은 열흘은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자흐스탄의 대테러 진압 작전은 끝났고 현재 모든 지역이 안정을 되찾았다. 쿠데타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고 선언했다.

중앙아시아의 자원 부국인 카자흐스탄에선 지난 2일 연료 가격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시작돼 4일 최대 도시 알마티 등으로 확산됐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 관저가 습격당하는 등 대혼란이 벌어졌다. 사태 악화로 통치 기능이 정지될 것을 우려한 카자흐스탄 정부는 5일 집단안보조약기구에 평화유지군 파병을 요청했다. 그러자 옛 소련 국가들에 대해 절대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러시아는 이튿날부터 공수부대 등으로 구성된 병력 2500여명을 현지에 파견했다. 카자스흐탄의 군경과 평화유지군이 시위 진압에 나서며, 최소 164명이 숨지고 8천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된다.

도카예프 대통령은 파병 요청을 정당화하기 위해 부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권력 찬탈을 위해 전문가들(테러단체들)이 준비를 했었다. 이것이 카자흐스탄에 대한 국제테러단체의 무장 공격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법적 근거를 갖고 집단안보조약기구 회원국에 평화유지군 파견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부 테러 세력이 어떻게 시위에 개입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또 신임 총리 후보자로 알리한 스마일로프(49) 제1부총리를 지명하며 시민들이 요구한 ‘경제 개혁’을 시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번에 발생한 비극적 사태는 상당 부분 심각한 사회·경제 문제와 일부 국가기관의 비효율적이고 무능한 업무 탓”이라며 “새 정부 구성안과 사회·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의회에 제출하겠다. 국민에 합당한 몫을 돌려주고 제도적으로 국민을 도울 때가 됐다”고 말했다.

초대 대통령인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는 30년 가까이 이 나라를 통치하며 자원 개발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끌어냈지만, 엄청난 격차를 만들어냈다. 지난 시위를 통해 드러난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과 차별화를 이루며 권력을 안정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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