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서남부 교외 비시네베 지역에 있는 방산업체 비자르의 공장 시설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크게 파괴됐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러시아가 흑해 함대의 기함 ‘모스크바’를 잃은 보복으로 지난달 말 이후 중단했던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15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키이우 주변 군수공장을 순항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히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에 가한 테러 공격과 파괴활동에 맞서 키이우에 대한 공격 횟수와 규모를 늘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앞선 14일 흑해 함대의 기함인 모스크바(배수량 1만1500t)가 “화재로 선체가 손상된 상태에서 항구로 인양되던 도중에 파도가 심해 안정성을 잃어 침몰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이 발사한 “대함 미사일인 ‘넵튠’이 모스크바에 명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가 이날 키이우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며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모스크바의 침몰이 아닌 지난 14일 러시아 영토를 목표로 이뤄진 우크라이나의 공격이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으로 국경 도시 브랸스크에서 7명이 다치고 100여개의 주택이 피해를 입었다며, 그에 대한 보복으로 키이우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늘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로이터> 통신은 이날 러시아가 공격한 키이우의 군수공장은 “대함 미사일을 만들고 수리하는 곳”이었다면서 “이는 명백히 모스크바 침몰에 대한 보복 공격”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 국방부는 모스크바가 침몰한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면서도,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의해 파괴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14일 “우크라이나가 미사일로 러시아 함선을 공격하는 것은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고, 영국 국방부도 15일 “(흑해 함대의) 기함 모스크바는 이 지역 러시아군의 지휘와 방공 임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러시아군의 흑해 활동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번 침몰이 정말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의한 것이라면, 모스크바는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맞붙은 포클랜드 전쟁 이후 전투 중에 침몰한 가장 큰 함선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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