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과 영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돈바스 분리주의 세력 독립 승인에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지난 19일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뮌헨/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친러 분리주의 세력들의 독립을 인정하고 이 지역에 군을 투입하기로 한 데 대해 유럽연합(EU)과 영국이 공동보조를 취하면서 즉각적인 제재 검토에 돌입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21일(현지시각) 공동성명을 내어 “이번 조처는 국제법과 민스크 평화협정의 노골적 위반”이라며 불법적 행위에 관여한 이들에 대해 제재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대통령궁 당국자는 유럽연합이 러시아 정부 기관과 개인에 대한 적절한 제재 목록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가 돈바스 분리주의 세력의 독립을 인정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한 약속을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총리실도 프랑스, 미국과 함께 러시아의 움직임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푸틴의 (독립 인정) 연설 직후 올라프 숄츠 총리가 마크롱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세 사람은 우크라이나 영토 보전을 위한 약속을 굳건히 지킨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에 구체적으로 어떤 제재를 가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영국도 러시아 제재를 위해 유럽연합과 공조하기로 하는 한편 22일에 1차 제재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즉각 실행 가능한 제재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영국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확정할 제재는 1차 조처이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존슨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지난 1월에 이어 추가로 무기를 지원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옛 소련에 속했던 발트해 3국인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도 유럽연합과 국제사회에 즉각적인 제재를 촉구했다. 에길스 레비츠 라트비아 대통령은 총리, 외무장관과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의 공격을 막고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가장 강력한 조처를 취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3국 외교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이번주 중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행동은 우크라이나의 온전성과 주권에 대한 침해”라며 “러시아가 어떻게 결정하든 우크라이나의 국경선은 현재에서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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