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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시아군, 헤르손시 철수 발표…우크라 “허위정보 가능성도”

등록 2022-11-10 08:27수정 2022-11-10 14:00

국방장관, 드니프로강 건너 새 방어선 구축 명령
키이우 주변과 하르키우 철수 이은 ‘3번째 패배’
러시아군이 9일(현지시각) 자국 영토로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주도 헤르손시에서 군대를 철수시키기로 했다. 지난 5월 헤르손시 시내를 지키고 있는 러시아 군인들. 헤르손/AP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9일(현지시각) 자국 영토로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주도 헤르손시에서 군대를 철수시키기로 했다. 지난 5월 헤르손시 시내를 지키고 있는 러시아 군인들. 헤르손/AP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9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남부 주요 점령지인 헤르손주의 주도 헤르손시에서 군대를 철수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쪽은 아직 러시아군이 시내에 머물고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이날 자국군을 헤르손시에서 철수시키고 드니프로강 동남쪽에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하도록 명령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지역 합동군 총사령관인 세르게이 수로비킨은 이날 텔레비전 방송으로 공개된 논평에서 쇼이구 국방장관에게 헤르손시에 대한 보급 활동을 더 할 수 없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헤르손시에서 11만5천명의 주민을 이미 대피시켰다며 군대를 드니프로강 동남쪽으로 이동시켜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쇼이구 장관도 그의 평가에 동의한 뒤 “군 철수 작전에 들어가고 병력과 무기 등을 드니프로강 너머로 안전하게 옮기기 위한 모든 조처를 취하라”고 명령했다.

러시아군이 헤르손시에서 완전히 철수하면,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3번째의 주요 패배가 된다. 러시아군은 침공 직후 수도 키이우 주변까지 빠르게 진격했으나 키이우 점령에 실패하고 한달 여 뒤인 4월 초 군대를 철수시켰다. 또, 지난 9월 초에는 북동부 하르키우주에서 우크라이나군에 밀리면서 서둘러 동부 돈바스 지역 등으로 물러났다.

헤르손시를 중심으로 한 헤르손주 지역은 러시아가 지난 2014년 3월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 흑해 연안 최대 항구인 오데사 등과 연결되는 남부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에 곧바로 헤르손 점령에 나섰으며, 지난달 5일에는 인근의 자포리자주, 동부 돈바스의 2개 주와 함께 이 지역을 자국 영토로 공식 병합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여름 헤르손주 탈환 작전에 본격 나섰고, 지난달부터는 드니프로강 서북쪽 방면에서 빠르게 밀고 내려오면서 헤르손시를 드니프로강 동남쪽 지역으로부터 고립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8일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크림대교가 폭파된 이후 이 지역에 대한 보급품 공급이 심한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고 <에이피>는 지적했다. 상황이 날로 어려워지자 러시아쪽은 지난달 19일부터 주민을 남쪽으로 대피시키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전쟁 전 인구가 30만명에 달하던 이 도시의 도심에서는 최근 인적이 거의 끊겼다.

우크라이나쪽은 러시아군의 군대 철수 발표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아직까지는 러시아군이 헤르손시에서 완전히 떠났다는 징후가 없다”며 “러시아군의 철군 발표가 허위 정보 유포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헤르손시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휘날리기 전까지는 러시아군의 철수를 논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임명한 헤르손주 주지사인 야로슬라우 야누셰비치도 주민들에게 “아직은 기뻐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러시아와의 협상을 이끌었던 다비드 아라하미아 의원은 좀더 낙관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자국군이 헤르손시 주변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다며 “러시아군이 조만간 헤르손,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에서 물러나거나 격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런던을 방문중인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군의 철수 발표가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러시아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그들은 아직 역량이 있다”고 지적했다고 영국 매체 <스카이 뉴스>가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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