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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시아, ‘흑해 무인기’ 확보 시도…미국 “유용한 정보 없을 것”

등록 2023-03-16 09:06수정 2023-03-16 09:15

러 ‘추락한 미 무인기 찾아내야’…미 ‘확보해도 가치 없을 것’
양국 국방장관 통화…“소통선 열어 놓은 게 중요”
지난 2020년 7월1일 에스토니아 아마리 공군기지의 격납고에 있는 미국의 엠큐(MQ)-9 리퍼 무인기. 같은 기종의 이 무인기가 지난 14일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와 각축하다가 추락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020년 7월1일 에스토니아 아마리 공군기지의 격납고에 있는 미국의 엠큐(MQ)-9 리퍼 무인기. 같은 기종의 이 무인기가 지난 14일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와 각축하다가 추락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흑해 상공에서 자국 전투기와 각축하다가 추락한 미국 무인기 잔해를 찾아내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흑해 상공에서 비행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우크라이나와 살을 맞댄 흑해를 둘러싼 미-러 간 긴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안보위원회 의장은 15일 추락한 미국 무인기 엠큐(MQ)-9 ‘리퍼’를 찾기 위해 시도 중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우리가 무인기를 회수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나, 그렇게 해야만 한다”며 흑해에서 그 무인기의 존재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관여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이에 대해 미국도 무인기를 수색하고 있으나, 러시아가 먼저 찾아낸다고 해도 그들이 유용한 정보를 찾아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도 미국은 추락한 무인기를 가치 없게 하는 ‘대책’들을 취했다고 확인했다. 밀리 의장은 또 수심 1200~1500m인 심해에 추락한 무인기를 회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비비시>(BBC)는 미국이 추락한 무인기를 확보하려는 러시아의 시도에 노심초사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추락한 무인기에 적용된 기술이 오래된 것인데다, 과거에도 몇 차례 분실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밀리 의장이 언급했듯 회수 작업도 쉽지 않다. 미국과 영국은 남중국해에 추락한 F-35 전투기 잔해를 회수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미국은 추락한 무인기가 정보 수집을 위한 정찰 활동을 수행 중이었음을 인정했다. 미 국방부는 언론브리핑에서 정찰 활동은 유럽의 안보 증진에 도움을 주고 “동맹 협력국”을 지원하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활용된다고 밝혔다. 추락한 무인기는 레이더 발사 같은 전자 신호 등을 탐지하는 감시 장치를 탑재하고 있다. 미국은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우크라이나와 공유해, 지난해 4월 러시아 흑해 함대의 기함인 모스크바 호를 우크라이나가 격침하는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무인기 회수에 나서기 보다 흑해 상공에서 비행을 지속하겠다고 러시아를 압박하고 나섰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은 어디든 비행하고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밀리 의장도 무인기 추락과 관련해 “물리적 충돌의 고의성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러시아의 공격적 행동은 고의적이었다”며 “우리는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시점에서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국제 영공에서 우리의 권리 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긴장을 관리하려는 시도도 이어갔다. 오스틴 장관은 무인기가 추락한 다음 날인 15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통화해 사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현재 우리는 어떤 잠재적 긴장 고조 가능성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이 때문에 소통선을 열어놓는 것이 중요하다”며 “즉시 전화 통화를 통해 서로에게 관여하는 것은 매우 핵심적이다. 이것이 오판을 막는 것을 돕는다"고 말했다. 양국 합참의장도 곧 통화할 예정이다.

러시아도 더 이상의 긴장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도 “각국은 대화를 통해 국익을 수호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결코 건설적 대화를 피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양국 장관의 통화 뒤 성명을 내고 쇼이구 장관이 미국 쪽에 “러시아의 이익에 반하는 증가하는 정찰 행위”와 관련된 이 사건에 대해 책임을 물었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크림반도 연안에서 미국 무인기의 비행을 “도발”이라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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