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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푸틴의 ‘전쟁’, 시진핑의 ‘올림픽’ / 박민희

등록 2022-01-26 14:12수정 2022-01-26 14:31

대규모 병력으로 우크라이나를 위협하며 미국·유럽과 대치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주 베이징겨울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다. 2020년 1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된 이후 시진핑 주석이 외국 정상과 직접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겨울올림픽에 대한 미국 주도의 ‘외교적 보이콧’에 공식·비공식으로 동참한 나라는 14개국뿐이지만, 지금까지 직접 정상이 참석하겠다고 밝힌 나라도 러시아, 파키스탄, 폴란드, 몽골과 중앙아 5개국 등 10개국뿐이다. 코로나와 일부 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 속에서 열리는 개막식에 푸틴의 참석은 시진핑에겐 천군만마의 특별한 ‘선물’이다.

푸틴으로서도 시진핑과의 공조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이탈리아와 비슷한 러시아의 경제력으로는 미국과 유럽에 맞설 수 없다. 하지만 러시아의 군사력과 중국의 경제력을 결합해, 유라시아의 서쪽과 동쪽에서 동시에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흔든다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 푸틴과 시진핑의 계산이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볼모로 한 위험한 도박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위축시키고 ‘소련의 영향권’을 회복한다면, 시진핑도 같은 방법으로 대만을 볼모로 동아시아에서 영향권을 확보할 수 있다. 지난달 화상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푸틴의 행동을 지지했고, 푸틴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정책을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푸틴이 그동안 올림픽을 기습 침공의 계기로 활용해왔기 때문에, 베이징겨울올림픽 기간 동안 전쟁이 벌어질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푸틴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뒤 곧바로 돌아가 조지아 침공을 지휘했고, 2014년 자국에서 개최한 소치겨울올림픽 폐막 며칠 뒤 기습적으로 크림반도를 합병했다.

푸틴과 시진핑의 장기 과제는 미국의 달러 패권 흔들기이다. 지난달 화상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제3자(미국)’의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적인 금융 네트워크를 만들려는 노력을 가속화하겠다”며 양국 무역에서는 달러가 아닌 위안과 루블 결제를 늘리겠다고 했다. 단기간에 달러 패권을 흔들지는 못할지라도, 미국이 금융 제재로 두 나라의 행동을 제약하는 데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은 분명하다. 미국이 러시아를 향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국제 금융결제 시스템인 스위프트에서 배제하겠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러시아와 중국은 오히려 달러 패권을 약화시킬 방법을 찾겠다며 맞서고 있다.

이들의 또 다른 무기는 유엔 안보리에서의 거부권 공조다. 시리아 내전에서 아사드 정권 지원, 미얀마 군사 쿠데타 옹호 등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 거부권을 이용해 전략적 이익을 극대화해왔다. 북한이 새해 들어 극초음속미사일 연속 발사에 성공했다고 한 뒤, 미국이 안보리에서 규탄 성명을 내려는 시도도 중국과 러시아가 막았다.

중국과 러시아의 세계질서 흔들기의 파장을 가장 주도면밀하게 읽고 있는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일 것이다. 새해 들어 벌써 다섯차례 미사일을 발사했고,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재개 카드까지 꺼냈다. 북한이 다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핵 실험을 해도 안보리가 대응할 수 있을까.

박민희 논설위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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