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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오철우의 과학풍경] ‘백신 개발 경주’ 현황판을 보며

등록 2020-08-25 17:08수정 2020-08-26 13:58

오철우 ㅣ 서울과학기술대 강사 (과학기술학)

백신이 코로나19의 혼란을 말끔히 끝낼 해결사가 되리라는 높은 기대는 다소 퇴색했다. 코로나바이러스 변이는 계속되고, 면역 효과의 지속 기간도 기대만큼 길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렇더라도 현재로선 코로나19의 기세를 꺾을 기대주로, 백신은 가장 유망하게 꼽힌다.

지금 얼마나 많은 백신이 개발되고 있을까? 세계 각지의 백신 개발 현황을 한곳에 모은 자료를 웹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국 밀컨연구소의 코로나19 백신 현황 추적 자료(www.covid-19vaccinetracker.org)는 상세한 정보를 보기 쉽게 시각화해 제공한다. 세계 백신 경주에는 순위표까지 마련됐다. 집계된 백신 후보는 무려 203종이며, 임상시험 중인 것만 26종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주기적으로 발표하는 백신 후보 현황 자료(단축 웹주소 bit.ly/3lkk92O)에선, 임상평가 중인 유망한 후보가 30종에 이른다. 미국 기업 모더나, 영국 옥스퍼드대학, 중국 기업 시노팜과 시노백 등이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한국 제넥신의 백신도 임상 1·2단계에 있다. 영국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이 제공하는 자세한 현황 자료(bit.ly/3l40uE9)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선 임상시험 백신이 34종, 최종 3상에 있는 백신이 6종으로 집계된다.

백신 현황은 백신에 대한 기대가 무척 높고 세계 각지에서 갖가지 백신이 활발하게 경주하듯이 개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 집계에서 임상시험 10종, 임상 전 114종이던 때와 비교하면 불과 석달 만의 놀라운 급증세이다. 이런 규모와 속도는 백신의 역사에 이례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

갖가지 백신 기술의 경연장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바이러스를 죽이거나 약하게 만들어 항원으로 쓰는 백신, 바이러스 단백질 조각을 이용하는 백신 같은 기존 기법과 더불어, 유전물질인 아르엔에이(RNA)와 디엔에이(DNA)를 백신 물질로 쓰는 신개념의 기술이 이번에 크게 주목받고 있다.

현황판을 보다가 문득 백신 기술이 일부 국가에 집중해 있다는 어쩌면 당연한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국가별로 보면, 백신 연구는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가운데 독일, 영국, 러시아, 벨기에, 한국, 일본 등 유럽과 아시아 일부 나라, 그리고 중동과 남미, 아프리카 몇몇 나라에서 이뤄지고 있다. 자국 중심의 백신 물량 확보 움직임이 나타나는 현실을 생각하면 백신 부국과 빈국이 나뉘는 불안한 미래도 떠오른다. 지난달 세계보건기구와 국제단체가 ‘공정하고 균등한 백신 공급’을 내건 ‘코백스’(COVAX) 사업을 추진하고 나섰다. 생물학적 운명공동체의 지혜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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