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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헬로, 블록체인] 도지코인과 싸이월드 / 김병철

등록 2021-02-07 15:56수정 2021-06-11 14:10

김병철 ㅣ 코인데스크코리아 편집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암호화폐에 관심이 많다. 지난 1일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인 클럽하우스에서 “8년 전에 비트코인을 샀어야 했다”고 말했다. “곧 금융권도 비트코인을 받아들일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1월29일엔 자신의 트위터 프로필을 ‘#비트코인’으로 바꿔 비트코인 가격 15% 급등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가 제일 좋아하는 암호화폐는? 비트코인이 아니라 도지코인(Doge)이다. 도지코인은 밈(meme)에서 시작한 코인이다. 밈은 사진 등을 재미있게 편집해 인터넷에서 즐기는 걸 말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사진이 대표적인 밈이다.

‘멍뭉이, 댕댕이’로 번역할 수 있는 도지를 이름으로 하고, 유명한 밈인 시바견을 마스코트로 하는 도지코인은 재밌자고 만들어진 암호화폐다. 하지만 머스크의 지원에 힘입어 6일 기준 시가총액 7조원으로 전세계 12위 암호화폐에 올랐다. 그는 “장난삼아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만일 (도지코인이) 미래의 화폐가 된다면 그거야말로 가장 재미있으면서 아이러니한 결과일 것”이라며 “운명은 원래 아이러니를 좋아하기 마련”이라 했다.

전세계 암호화폐공개(ICO)를 유치했던 스위스 금융당국은 2018년 암호화폐를 크게 지불, 유틸리티, 증권형으로 분류했다. 도지코인은 비트코인과 함께 지불형에 속한다. 기능적으로 개인 간 주고받는 용도 외에는 딱히 쓸데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굳이 사용처를 찾자면 레딧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마음에 드는 콘텐츠에 후원할 때 사용한다. 발행자, 이용자, 투자자 모두 재밌으면 됐다는 도지코인의 콘셉트를 잘 안다.

다스 도지. 출처: 레딧
다스 도지. 출처: 레딧

이런 도지코인이 떠오른 건 싸이월드 때문이다. 최근 한때 ‘국민 에스엔에스(SNS)’로 불렸던 싸이월드가 다시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가입자가 자그마치 3200만명이다. 이제는 30~40대가 된 당시 싸이월드 주요 이용자들은 15년여 전 추억을 떠올리며 반기는 분위기다. 박효신의 ‘눈의 꽃’, 프리스타일의 ‘와이’(Y)와 같은 미니홈피 배경음악(BGM)을 언급하고, 싸이월드에 올렸던 ‘흑역사’는 영원히 봉인돼야 한다며 즐거워한다.

그런데 신규 법인이 인수한 싸이월드는 또 다른 소식도 전했다. 이더리움 기반의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국내 대형 거래소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이 암호화폐는 ‘도토리’와 비슷한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사업계획이 담긴 백서도 곧 공개한다고 밝혔다.

사실 싸이월드는 이미 암호화폐 발행을 한 적이 있다. 이번에 싸이월드를 양도하는 전제완 대표는 2018년 클링(CLINK)이라는 암호화폐를 발행했다. 이후 클링은 국내 거래소 비트소닉, 프로비트, 코인제스트에서 판매돼 최소 6억원 이상을 모았다. 그러나 암호화폐를 발행한다고 서비스가 다시 활력을 찾는 건 아니다. 오히려 서비스 운영 자금을 모으기 위해 마지막 방편으로 암호화폐를 발행했다는 비판이 있다.

결국 싸이월드는 2019년 10월 서비스를 중단했고, 클링이 거래되던 거래소는 이 코인을 모두 상장폐지했다. 투자자들이 보유하던 클링은 이제 거래할 수도 없고, 쓸 곳도 없는 ‘디지털 파일’이 돼버렸다.

앞서 말한 스위스 구분에 따르면 클링 같은 걸 유틸리티형 암호화폐라고 부른다. 이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하면 보상 개념으로 지급한다. 글과 사진을 올리고, ‘좋아요’를 누르는 등 서비스를 활성화시키면 코인을 준다. 2017~2018년 전세계 수많은 기업이 유틸리티형 암호화폐를 발행하며 많게는 수천억원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아직 이 모델이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서비스는 나타나지 않았다. 싸이월드의 복귀가 반가우면서도 불안하다.

juan@coindesk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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