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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영상 5천개 폐쇄·제출 거부 김영호 후보자, 뭘 숨기려는 건가

등록 2023-07-21 19:37수정 2023-07-21 21:31

[사설]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1일 열렸으나, 김 후보자의 자료 제출 거부를 둘러싼 논란으로 파행을 빚었다. 김 후보자는 최근 5년 동안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5천개 넘는 동영상을 돌연 삭제하고, 이를 복구해 제출하라는 국회 요청도 거부했다. 1998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산 자금 관련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 당시 김 후보자는 5년간 미국 유학을 다녀와 세종연구소에서 상임객원연구원으로 불과 6개월 근무했다. 어떻게 당시 평균 가격 1억5천만원인 강남 아파트 값을 낼 수 있었는지 궁금증이 이는 게 당연하다. 떳떳하다면 자료를 내고 객관적 검증을 받으면 되는데, 제출 자체를 거부했다. 2004년 음주운전 관련 자료, 30대 초반 대학원생 자녀의 2억원 넘는 현금성 자산과 최근 5년간 1억원 넘는 신용카드 소비와 관련된 자료 제출도 거부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 후보자는 2018년 7월부터 지난 6월 후보자로 지명된 당일까지 북한 문제 전문 유튜버로 활동했다. 같은 기간 학술 논문은 단 한편도 발표하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그동안 “김정은 타도” “북한 체제 파괴” 등 ‘평화통일’이라는 헌법적 가치와 배치되는 극단적 반북 대결론을 펼쳐왔다. 또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를 주도한 세력을 “반대한민국 세력”이라고 비난했다. 통일부 장관은 고사하고 고위 공직을 맡을 소양을 갖췄는지 의심스럽다. 철학과 소신 검증의 기본 근거가 되는 유튜브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은 그간의 과격한 주장과 가짜뉴스가 대거 들통날까 일단 감추고 보자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김 후보자는 이날 여당 의원 질의에 “통일은 평화적인 방식으로 이뤄져야 된다”고 하는 등 이전 주장에 비해 수위를 조절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그러나 이전의 과격한 주장에 대한 뚜렷한 해명을 하지 않으니, 어영부영 청문회만 넘기자는 건 아닌가.

김 후보자는 은마아파트를 소유한 상태에서 2020년까지 무려 14년간 길 건너 동서 소유로 알려진 미도맨션을 임대해 거주한 경위를 묻는 질의에 대해서도 ‘기억이 안 난다’고 무성의하게 답변했다. 도대체 뭘 감추려는 건가.

이처럼 상식적인 기본 검증조차 피할 정도로 숨겨야 할 게 많다면, 애초에 지명을 받아들이지 말았어야 한다. 아무리 따져봐도 김 후보자는 통일부 장관을 맡을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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