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쿠팡 고양 물류센터 관할 덕양구보건소에서 쿠팡 직원을 비롯한 주변 시민들이 검사를 받으려고 대기하고 있다. 고양/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경기 부천 쿠팡물류센터발 코로나 집단감염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28일 확진자가 79명으로 급증했다. 부천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28일 오전 10시까지 82명으로 늘었고 고양 쿠팡물류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부천 물류센터에서 감염된 노동자 2명은 각각 부평구와 부천 콜센터에서도 근무했으며, 부평구 콜센터에서는 이 확진자한테서 감염된 3차 감염자도 발생했다. 콜센터 집단감염은 지난 3월 166명이 감염된 구로 콜센터의 전례가 있어 이를 반복하게 될까 우려스럽다.
보도를 통해 드러난 쿠팡물류센터 직원들의 증언을 보면, 이번 집단감염은 예견된 사태에 가깝다. 직원들은 “일하다 보면 땀범벅이어서 마스크가 벗겨지거나 찢어지는 일이 다반사”라거나 “식사도 수백명이 같은 공간에서 하는데, 별도의 거리두기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쿠팡물류센터 냉동창고 노동자들이 사용하던 작업용 모자와 신발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렇게 허술한 관리를 하면서 확진자 통보를 받은 뒤 초기 대처까지 미흡해 사태를 키운 것이다. 다른 직원들에게 감염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출근을 시킨 쿠팡과 달리 마켓컬리는 27일 확진자 발생 통보를 받은 뒤 해당 물류창고를 즉각 폐쇄하고 소비자에게까지 이런 사실과 방역 방침을 알렸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부천 쿠팡물류센터에 28일부터 2주간 집합금지명령을 내렸다. 쿠팡 쪽이 이 밖에도 방역수칙을 어긴 사실이 있는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28일 ‘수도권 집단감염 발생 관련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공원, 미술관, 박물관, 국공립극장, 연수원 등 수도권 내 모든 공공부문 다중이용시설 운영을 6월14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유흥시설과 학원, 피시방 등의 운영 자제 권고도 내렸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더 많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다시 환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오랜 기다림 끝에 등교수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방역당국과 국민이 함께 노력해온 방역 관리가 흔들리고 있다. 인천 학원강사의 거짓말이나 부천 쿠팡물류센터의 안이한 대처 같은 문제가 없었다면 적절한 방역 대처로 집단감염이 재연되는 것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공동체,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큰 위험에 빠뜨리는 일부의 무책임한 행동에는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