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가상자산(암호화폐) 투기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은 15일, 국회 상임위 도중 가상자산 거래를 한 것을 두고 “두말할 여지 없이 반성하고 깊이 성찰하고 있다”면서도 “지금 이 시기에 (의혹을) 터뜨린 이유는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덮으려고 의도적으로 수사기관 또는 국가기관이 흘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해 “(코인 거래를 한 게) 상임위 시간 내냐, 외냐를 떠나서 너무 잘못한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며 “많은 국민, 동료, 당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전날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당원동지 여러분께 너무나 송구하다”고 한 것보다 한층 더 고개를 숙인 것이다.
하지만 김 의원은 당시 거래한 액수가 “너무 소액이어서 정확하게 기억을 못하고 있다. 몇천 원 정도”라며 ‘큰일’은 아니라는 인식을 내비쳤다.
김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정치 공세’라는 주장도 폈다. “윤석열 정부가 하고 있는 여러 가지 실정들을 이 이슈로 덮기 위해 의도적으로 수사기관 또는 국가기관에서 흘린 것이 아닌가 의심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폭발적 이슈를 총선 전에 터뜨릴 수도 있을 텐데 굳이 1년 전에 터뜨렸다면, 또 다른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그런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제가 시작이지 끝이 아닐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제 문제로 당에 누를 끼치고 (당이) 여러 피해를 보는 것을 계속 지켜보는 게 너무 힘들었고, 탈당해서 제가 여러 가지 모든 의혹을 홀로 광야에 서서 해소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코인 거래를 둘러싼 여러 의혹은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에어드롭’(가상자산 거래소나 발행회사가 배당금을 지급하듯 무상으로 코인을 지급하는 것) 방식으로 코인을 받은 사실을 두고는 “(에어드롭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 마치 공짜 코인을 받은 것처럼 (언론에서) 왜곡된 기사를 썼다”며 “제일 억울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에는 “관련 회사의 말단 직원조차 만난 적이 없다. 의정활동 하는 동안 미공개 정보를 얻을 생각도 안 했지만, 그런 정보를 얻을 기회조차 없었다고 단언해서 말씀드린다”고 했다. 지난 대선 직전 김 의원이 보유하고 있던 위믹스 코인의 가격이 폭등한 것을 두고는 “실제 그 시점에 폭등했는지 사실관계가 정확히 확정 안 됐다”고 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탈당이 민주당의 진상조사를 피하려는 ‘방탄 탈당’ ‘꼼수 탈당’이라는 비판도 “처음에 당 진상조사를 요청한 게 바로 저였기 때문에 절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진상조사할 때 국정원 출신인 김병기 단장에게 국정원에서 간첩 판별할 때 쓰는 거짓말 탐지기를 가져다 놓고 조사받겠다는 이야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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