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여당 의원과 김 후보자의 자리가 비어 있다. 전날 열린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여당 의원들과 김 후보자가 속개 예정 시간 후에도 돌아오지 않아 정회했다. 연합뉴스
최근 ‘정쟁 자제’ 기조로 선회한 국민의힘이 김행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퇴장 사태를 계기로 추진했던 이른바 ‘권인숙 방지법’ 발의를 중단하기로 했다.
법안 대표발의를 준비 중이던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한겨레에 “발의를 위한 준비는 마쳤지만, 자칫 법안 내용보다는 ‘또 정쟁이냐’고 할 수 있어 제출을 미룬 상태”라며 “여전히 해당 법안의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고 (발의를)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권인숙 방지법’은 여당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권인숙 국회 여가위원장의 인사청문회 진행이 편파, 독선적이라면서 이를 막겠다고 추진한 법안이다. 이 법안은 민주당이 입법 주장을 한 ‘김행 방지법’에 대한 맞불 성격이라는 말이 적지 않았다.
앞서 김행 전 여가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5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소속 여가위원들과 함께 청문회장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는데, 민주당은 ‘후보자가 청문회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하거나 중도 퇴장한 경우 사퇴로 간주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공세를 펼쳤다.
이에 국민의힘은 권 위원장이 김 전 후보에게 ‘사퇴하라’고 말하는 등 편파적인 회의 진행을 했다며 지난 10일 상임위원장의 중립 의무를 명시한 국회법 개정안 등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지난 13일까지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국민의힘이 10·11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하고 정쟁을 자제하기로 결정하면서 발의도 미뤄졌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떼고 정쟁 요소가 있는 당 소속 티에프(TF) 정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 파일’ 보도를 계기로 활동을 시작한 ‘대선공작게이트 진상조사단’이 활동을 멈췄고,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코인 투기 의혹 뒤 출범한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티에프’도 활동을 마무리 지었다.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주장한 ‘전세사기 피해 대책 티에프’와 불법집회·시위를 근절하겠다며 내세운 ‘공공질서 확립과 국민 권익 보호 티에프’ 등도 향후 뚜렷한 활동 계획이 없는 상태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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