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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박근혜 메시지에 “일단 공천부터 멈춰라”…보수 속내 제각각

등록 2020-03-04 19:32수정 2020-03-04 20:23

통합당 “절절한 서신” “의로운 결정” 반기지만
중도보수 구애에 ‘탄핵’ 불씨 얹을까 조바심도
자유공화당 조원진(왼쪽)· 김문수(오른쪽) 공동대표와 서청원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자유공화당 조원진(왼쪽)· 김문수(오른쪽) 공동대표와 서청원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4일 나온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존 거대야당으로의 보수통합’ 촉구에 보수 야권이 들끓고 있다. 겉으로는 4·15 총선을 앞두고 보수야권이 통합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속내는 제각각이다. 통합의 중심으로 지목된 미래통합당은 “절절한 서신”(황교안 당 대표) “의로운 결정”(김형오 공관위원장)이라며 박 전 대통령을 추어올리고 있으나, 친박계·태극기 세력이 공천을 앞두고 당 내로 들어오는 데 대해서는 주저하는 기류가 흐른다. 반면 통합 대상이 된 ‘태극기’들은 당장 통합당이 진행중인 공천부터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분열이 아닌 ‘통합’ 메시지가 나온 것은 통합당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새로운보수당 등 중도보수를 대거 영입하고 ‘탄핵의 강’을 건너려던 통합당으로서는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로 빚을 진 셈이 됐다. 바깥에서 선거연대를 요구했던 태극기 세력이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지분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계기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

사실 통합당으로선 새보수당은 물론 안철수계 의원들까지 새로 이름을 바꾼 ‘미래통합당’에 속속 모여들던 시점에서 사실상 ‘통합’이 시급했던 시기를 이미 넘겼다고 할 수 있다. 극우보수라고 할 만한 태극기 세력은 우리공화당에서 자유통일당, 친박신당 등으로 쪼개지면서 힘을 잃어가고,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에 선거연대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던 시점이다. 야권 관계자는 “야권 통합의 문제가 아니라 인적 혁신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변수가 생긴 셈”이라고 짚었다. 그렇다고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외면하기도 어렵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발표된 직후, 자유공화당(우리공화당과 자유통일당이 합당)은 ‘하나’를 강조하며 “통합당 공천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실질적 통합보다는 후보단일화, 선거연대에 힘을 싣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유공화당 공동대표인 조원진 의원은 이날 유 변호사의 기자회견 뒤 김문수 대표, 서청원 의원과 함께 회견을 열고 “대통령 메시지는 총선에서 하나가 되라는 말이 방점 아니냐. 공천작업을 중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자유공화당에 합류한 서청원 의원은 “미래통합당이 큰 그림을 그려야지, 지금과 같은 공천 작업은 국민들 눈높이로부터 실망한다”며 “화룡점정과 같이 태극기 집회와 통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을 탈당해 우리공화당에 입당했다가, 다시 갈라져 나와 ‘친박신당’(가칭) 창당을 추진중인 홍문종 대표도 “대통령이 통합당에 숙제를 준 것 같다”며 “어떻게 할 지 거대야당과 상의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준 숙제’를 안은 미래통합당은 조심스런 기색이다. 박 전 대통령의 ‘정치 재개’는 오히려 ‘국정농단’과 ‘탄핵’의 기억을 소환해 촛불세력의 재결집을 부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대 지지층의 결집을 자극하는 것이 통합당에 꼭 유리하지만은 않을 수 있단 이야기다. 또 “서청원, 조원진, 김문수 등의 결합이 ‘도로 새누리당’처럼 비치고 과거를 회상시킨다면 앞으로 중도보수에 어떻게 구애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존재한다.

일단 미래통합당은 박 전 대통령이 보낸 ‘정부 심판 메시지’에 기대 통합당을 지지해 달라는 점을 한껏 부각시키고 있다. 황교안 당 대표는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그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서신” “미래통합당은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총선 승리를 향해 매진하여 오늘의 뜻에 부응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무성 의원도 “누구보다 애국심이 강한 분”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말씀대로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을 지키기 어렵다”며 총선 승리를 내세웠다.

한편 공천 심사를 진행중인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미래통합당이 출범한 지 며칠 되지 않았고 여러 국민의 기대와 또 미흡한 점이 있다. 그럼에도 야당이 뭉쳐야만 자유민주주의 위협 세력에 맞서나갈 수 있다는 애국적 말씀을 해주신 데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우리 공관위원들도 그 뜻을 저버리지 않도록 초심을 잃지 않고 엄정한 공천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거취를 놓고 ‘대통령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힌 유 변호사가 만약 통합당에 입당해 공천을 신청한다면 받아들일 것인지 묻는 질문에 그는 “그때 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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