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 후보 등록일인 지난달 26일 부산 부산진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부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김영춘 의원과 미래통합당 부산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부산진갑 선거구 후보 등록을 하면서 만나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에서 여야의 유불리를 가르는 중요 변수는 연령별 투표율이다. 특히 초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는 지역구에선 세대투표가 결정적 ‘한 방울’로 작용하며 당락을 결정짓기도 한다. <한겨레>가 서울대 국제정치데이터센터와 함께 3월 넷째 주부터 4월 둘째 주까지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전국 지역구 5곳을 중심으로 ‘메타분석’을 해봤더니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서병수 미래통합당 후보가 첨예하게 맞붙은 부산진갑이 세대투표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두 후보의 양자 대결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베이스(Bayes) 모형을 통해 득표율 예측값을 메타분석해 최근 4년간의 전국 선거 투표율을 적용한 결과다.
모든 유권자가 투표한다는 것을 전제로, 부산진갑 유권자 인구 비율을 적용해 메타분석한 결과 김 후보의 예상득표율은 52.1%, 서 후보의 예상득표율은 47.9%로 나타났다. 비록 오차범위 안이지만, 김 후보가 우세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역대 선거 연령별 투표율을 적용하면 또 다르다. 20대 총선에서 부산진구 총 유권자 3만7708명 가운데 실제 투표에 참여한 이는 1만6672명이었고, 이 중 19살 이상 20살 이하는 15.1%, 30대는 11.1%, 40대는 15.3%, 50대는 20.8%였다. 60대 이상 노년층은 37.6%였다. 전체 ‘유권자’ 중 60대 이상 비율은 22.8%이지만, 실제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 큰 셈이다. 반면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30~40대는 투표자의 26.44%를 차지했다. 부산진구의 30·40대 유권자는 1만4770명으로 60대 이상 인구(8597명)보다 많았지만, 투표율이 33.3%(30대), 27.8%(40대)로 낮아 벌어진 결과다. 2016년 총선 당시 김 후보가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나성린 후보에게 2853표차로 승리했지만, 30~40대를 투표장으로 이끌어내지 않으면 낙관하기 어렵다. 2016년 총선의 투표자 연령별 구성비를 가중치로 넣어 분석해보면 김 의원은 예상득표율 49.87%로 통합당 후보에게 패한다.
반대로 부산진구의 젊은층이 상대적으로 많이 참여했던 2018년 지방선거를 기준으로 분석해보면 김 의원의 예상득표율은 51.3%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부산진구 총 유권자 3만2806명 가운데 1만8773명이 투표에 참여했는데, 이 가운데 20대가 16.1%, 30대 14.9%, 40대 16.7%, 50대 18.9%, 60대 이상이 33.3%였다.
박종희 서울대 국제정치데이터센터장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모든 연령대별 유권자가 고르게 줄어든다면 모르겠지만 실제론 특정 연령대별로 투표율이 다를 수밖에 없다. 부산진갑처럼 초박빙인 지역은 연령대별 투표율이 핵심 변수”라고 설명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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