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9일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2년 당 대표 임기를 채워서 정권을 재창출하는 대표가 되겠다”며 ‘7개월 당 대표가 될 것’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낙연 후보와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년 임기 대표론’을 앞세우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번 전대는 ‘대선 전초전’이 아니라 당 대표를 뽑는 전대”라면서 “당 대표가 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대신 어떤 대선 후보라도 반드시 이기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4월 재보궐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1년 남겨두고 치르는 중요한 선거다. 내년 9월부터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뽑는 선거가 시작된다. 2022년 3월에는 대선이, 6월에는 지방선거가 실시된다”며 “이번에 뽑히는 당 대표는 엄중한 민주당 및 민족사 운명을 가늠할 선거를 책임지고 지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남 출신인 본인이 당 대표가 되면 다음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된다고도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영남 300만표를 책임지겠다”며 “취약지역인 영남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더라도 40% 득표할 기반 닦아내야 한다. 떨어진 선거에서도 40% 지지는 받을 만큼 우리 당을 불신하는 분들 설득할 노하우가 있다. 영남에서 40%를 얻을 수 있다면 대선에서 어떤 후보 모셔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낙연 의원과의 대결을 ‘영호남 구도’로 바라보지는 말아 달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대선 전초전이나 영호남 당내 대결이라는 표현은 하지 말아달라”며 “치열하게 경쟁하겠지만 정치적 비전으로 대결하고 싶다. ‘영호남 대결’이 되면 두 사람 모두에게 상처”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의식한 듯 민주당과의 인연도 강조했다. 그는 “30년 전 저는 김대중 총재가 이끄는 민주당의 꼬마 당직자였다”며 “처음 인사하러 갔던 날 제 손잡으시고 ‘정치는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가지고 국민보다 딱 한발 앞서서 호소하고 동의를 구하는 일’이라고 가르쳐주시던 총재님의 모습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이 걸어갔던 평화 통일의 길, 노무현 대통령이 깨려 했던 지역주의의 벽, 촛불 시민혁명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길. 고난 속에 민주당을 승리로 이끈 세분의 길을 따랐다”며 “여기까지 온 민주당의 자랑스러운 뜻을 온 국민과 함께하고 그 역사를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해 당 대표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회견 장소도 민주당 당사로 골랐다.
김 전 의원은 핵심 지지층을 겨냥한 듯 원고에 없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비대한 검찰 권력은 국민의 통제를 받는 방식으로 개혁돼야 한다”며 “최근 검찰 일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행동에 대해 국민은 그런 행동이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걸 잊지 않고 있다는 경고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포스트 코로나 대비, 남북관계 교착 돌파, 주거안정 및 부동산 불평등 해소, 광역 상생 발전 실현, 노동·일자리 문제 해소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이 민주당에 허락한 176석에 안주하지 않고, 당·정·청 삼두마차가 속도를 더하면서 안정을 이루도록 당부터 책임을 다하겠다”며 “책임국가 실현을 뒷받침하는 책임정당 민주당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김원철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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