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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군 성범죄 피해자 절반 이상이 5년차 미만…가해자는 상관

등록 2021-06-21 15:20수정 2021-06-21 17:24

피해자 58%가 하사·중사 등 초급 부사관
‘우월적 지위’ 이용한 권력형 성범죄 방증
작년 성범죄 771건, 기소 42~45% 수준
피해자 80% “신고할 계획 없거나 포기”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공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 사망 사건 당시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의 보고 정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공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 사망 사건 당시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의 보고 정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군에서 발생한 성범죄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군 경력 5년차 미만의 중사·하사 등 초급 부사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는 선임 부사관이나 영관급 장교가 많았다.

21일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군에서 발생한 성범죄는 771건, 월평균 64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여성 성폭력 피해자의 신분은 절대 다수가 20대 초반인 중사·하사(58.6%)였고, 군무원(13.8%), 대위(12.6%), 중위·소위(9.2%)가 뒤를 이었다. 피해를 겪은 중사·하사와 군무원은 대부분 군 경력이 길지 않은 5년 차 미만으로 집계됐다. 남성 가해자는 선임 부사관(50.6%)와 영관장교(23%)가 많았다. 이는 군내 성범죄가 상관의 ‘우월적 지위’를 매개로 이뤄짐을 방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통계는 실제 발생 피해의 일부일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군 성폭력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 발생 후 신고 의향을 묻는 질문에 ‘보고 또는 신고하는 방안을 고민하지도 않았고 그럴 계획도 없다’는 답변 비율이 47.1%로 가장 많았다. ‘고민은 했지만 신고를 포기했다’는 응답은 33.2%, ‘고민 중’이라는 응답은 19.6%였다.

군내 성범죄는 2017년 770건, 2018년 692건, 2019년 789건 등 연간 700건 안팎에서 대동소이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 통계는 입건수를 기준으로 작성된 것으로 기소건수는 이보다 훨씬 적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예를 보면 실제 기소된 건수는 입건수의 42~45% 수준이었다.

한편, 군내 디지털 성범죄는 2019년 111건에서 작년 145건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성폭력 가해자는 병사(60.1%)와 부사관(24.2%) 순이었고, 대민 접촉이 많은 8월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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