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군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발생에 사회적 공분이 들끓었지만, 지위 고하를 가리지 않고 군 성폭력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게티뱅크 이미지
지난해 공군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발생에 사회적 공분이 들끓었지만, 지위 고하를 가리지 않고 군 성폭력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육군 준장 출신인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2급 군무원)이 여성 직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국방부가 15일 밝혔다. 또 대학 동창생을 성폭행한 현역 육군 대위가 경찰에 붙잡혔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을 관계기관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ㄱ 유해발굴감식단 단장을 성추행 혐의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해발굴감식단은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를 발굴해 가족 품으로 보내는 국방부 직할부대다.
ㄱ 단장은 부임 초인 2019년 4월24일 식당에서 회식을 마친 뒤 여성 직원들을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성적 수치심을 느꼈지만 보복이 두려워 신고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들은 ㄱ 단장의 임기가 이달이면 끝날 줄 알고 버텼는데, 그가 임기 연장 신청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최근 피해를 신고했다.
ㄱ 단장은 2019년 2월 유해발굴감식단장에 임용돼 3년 임기가 끝나가자 임기 연장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장 임기가 최대 5년이어서 임기 연장에 성공하면 2024년 2월까지 단장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지난달 성폭력 피해 신고가 접수되자 국방부는 지난 11일 유해발굴감식단장 신규 채용공고를 냈다. 현재 ㄱ 단장은 피해자와 분리 조치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ㄴ 육군 대위를 준강간치상 혐의로 군사경찰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ㄴ 대위는 지난해 10월 대학 동창에게 “친구들과 낚시를 하러 근처에 가니 식사를 하자”며 모임에 초대했고, 저녁 늦게 합류한 동창이 숙박업소에서 이어진 술자리에서 잠이 들자 친구와 함께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뒤 ㄴ 대위 등이 무릎까지 꿇고 용서를 구했고, 피해자는 이 장면을 사진 찍고 녹음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3시간 뒤 피해자가 신고해 경찰이 오자 ㄴ 대위와 그의 친구는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다”며 말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는 “결혼을 2달 앞둔 ㄴ 대위에게 축하선물로 오븐도 사줬다.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고 한다. 경찰은 혐의가 있다고 보고 ㄴ 대위를 군사경찰에 넘겼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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