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18일 화성-15형을 발사한데 이어 이틀 만에 무력시위를 재개했다. 사진은 서울역 대합실에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18일 북한이 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의 대기권 재진입 등 기술 수준을 놓고 남북이 공방을 벌였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20일 실명 담화에서 “남조선 바보들”이란 거친 언사와 함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에 대한 한국 쪽의 부정적 평가를 일일이 반박했다.
김 부부장은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관련해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는 만족한 기술과 능력을 보유했으며 이제는 그 역량 수자(숫자)를 늘리는 데 주력하는 것만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한국 전문가들과 군 당국은 화성-15형을 두고 “정상 각도가 아닌 고각으로 발사됐기 때문에 북한이 아이시비엠급 탄두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는지 알 수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
김 부부장 담화가 나오자 군 당국은 반박에 나섰다. 군 관계자는 “재진입 기술을 정확하게 평가하려면 정상 각도에서 발사해야 한다. 고각으로 쏘면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므로 (대기와 탄두의) 마찰이 일어나는 부분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탄두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각도에 따라 탄두에 발생하는 고열과 기류 등이 모두 달라지므로 고각발사 성공만으로 재진입 기술을 완성했다고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부부장은 또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이 실패했다면 탄착 순간까지 탄두의 해당 신호 자료들을 수신할 수가 없게 된다”고 했고, 북한은 화성-15형의 비행거리·비행시간·최고고도 등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서도 군 관계자는 “고각발사해 동해로 떨어졌으므로 지상에서도 관련 정보를 수신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한·미 정보당국이 화성-15형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는 “그 시간에 저들의 정찰기들이 행동하지 않았다”며 정찰 공백 시점을 노려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북한이 모든 사항을 다 알고 그렇게 조치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군 정찰자산에 항공 정찰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군사위성 등도 있다. 정찰기만 언급한 점으로 미뤄 군의 정보·정찰 역량을 일부러 깎아내리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김 부부장은 미사일에 쓰이는 ‘연료 암풀(앰풀)화’가 달성됐다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앰풀화’란 밀봉한 액체연료를 용기에 담아 끼워 쓰는 방식이어서, 연료 주입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지난 18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 위원장의 명령부터 실제 발사까지 9시간 이상이 걸리자 남쪽 전문가들은 ‘액체연료 주입 방식이어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추정했는데, 이를 반박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9시간 간격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미사일 발사에 걸리는 시간에는 연료 주입 방식뿐만 아니라 여러 변수가 함께 작용하므로, 9시간이 북한이 주장하는 ‘기습 발사'가 맞는지 굳이 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북한은 또 이날 600㎜ 초대형 방사포(단거리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하며 “가공할 위력을 자랑하는 전술핵 공격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초대형 방사포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 군 관계자는 “추가 핵실험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북한 주장대로라면 탄두를 소형화해서 직경과 중량이 소형화되어야 하는데, 그 기술을 달성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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